◎증권·종금합병 투자은육성 등 계층 규모별 특화/3년간 예금전액보장제 한시시행 고객불안 해소재정경제원이 발표한 금융시장안정 및 금융산업구조조정을 위한 종합대책은 은행, 증권, 종금간의 상호 인수·합병을 통한 금융빅뱅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금융기관의 덩치를 키우고 업무영역을 확대해 금융부실을 치유하고 경쟁력을 키워 개방에 대비하자는 내용이다. 부실금융기관을 강제로 인수·합병시키고 정상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상호합병에 나서도록 각종 지원책으로 유도한다는 생각이다.
구조조정의 대상과 방법, 이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및 강제수단, 필요한 보완대책 등을 구체적으로 알아본다.
◇인수·합병을 통한 부실금융기관정리=대원칙은 파산을 선택하지 않고 제3자인수, 금융기관간 합병을 강제해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금융기관별 자산·부채실사를 통해 금융기관을 정상(A등급), 미달(B등급), 크게 미달(C등급) 등 3단계로 분류, C등급의 합병·제3자인수를 강제한다.
실사완료 및 조치시기는 ▲종금사는 98년 1월말과 3월말 ▲은행은 98년 3월말과 6월말 ▲다른 금융기관은 98년 6월말과 9월말까지로 각각 정했다.
C등급으로 분류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합병 및 제3자인수를 권고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영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고 다른 금융기관에 이관한다.
◇자율적 합병을 통한 구조조정 유도=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은행, 증권, 종금간의 상호 합병을 중점적으로 유도한다.
은행간 및 은행과 증권사간 합병을 통해 선도은행을 육성하고 은행과 종금 합병으로 일반은행, 지방은행 합병으로 중소기업대상 지역은행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증권과 종금의 합병으로 투자은행을 육성하는 등 앞으로 금융산업을 계층별, 규모별로 특화된 형태로 재편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이달말까지 합병허용범위 인가절차 및 기준, 정책지원사항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합병 등에 대한 인가기준 및 지원사항」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구조조정 보완장치=고객들의 불안감에 따른 예금인출사태를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3년간 예금전액보장제도를 시행키로 했다. 현재 8천7백15억원인 각종 예금보험기금규모를 8조3천7백15억원으로 7조5천억원 증액해 현재 2천만원(보험은 5천만원)인 보험금 지급한도를 2000년말까지 원금 및 이자전액을 보장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예금보험기구에 정부보유 우량공기업 주식 7조5천억원을 출연하고 금융기관의 보험료 출연요율도 50%수준 인상키로 했다. 또 금융산업구조조정과정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금융기관의 유동성부족에 대비, 한국은행 및 신용관리기금이 98년말까지 시장금리로 부족한 유동성을 금융기관별로 제공키로 했다.
◇추가 보완과제=은행의 지배구조 문제가 합병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뚜렷한 경영주체가 없어 덩치키우기를 위한 은행간 합병이나 부실은행합병을 주도적으로 해나갈 수 없다. 결국 정부주도에 의한 합병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관치금융시비가 재연될 소지가 있다.
때문에 금융감독체제개편 등 금융개혁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감독체제를 강화한 뒤 은행 주인찾아주기 등 소유구조개편문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최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