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월 무역수지가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예상 밖의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부진한 반면 내수확대에 힘입어 수입은 대폭 늘어나면서 중국경기 회복세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 해관총서는 3월 무역수지가 8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2월의 152억5,000만달러 흑자는 물론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인 151억5,000만달러 흑자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쳐 이전치(21.8%)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11.7%)에도 못 미쳤다. 반면 수입은 14.1% 증가해 이전치(-15.2%)와 예상치(6%) 모두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수입급증이 내수확대의 증거라면서 경기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주호빈 JP모건 중국 담당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수입이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리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중국은 수출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내수의 바로미터격인 수입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특히 이번 수치는 경제구조의 중심을 수출에서 내수로 전환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주호빈은 "중국이 수출의존에서 내수진작으로 전환되는 터닝포인트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중국경기 전망에 명백하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1ㆍ4분기 무역수지는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통상 1ㆍ4분기에는 춘제의 영향으로 기업의 원자재 주문이 몰리는 등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여전히 중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수출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들며 경기회복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스탠더드앤드차타드(SC)의 리웨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여전히 좋지 않아 올해 2ㆍ4분기에도 중국의 수출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엔저가 가속화하면서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해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에 따르면 지난 반년 동안 위안화는 엔화 대비 가치가 22%나 상승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