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성탐사/우주식민지 개척 시대 다가온다

◎의미와 전망/대기·암석·토양 등 집중 분석… 인류활용 검토/2005년 왕복선 발사 2010년엔 인류 첫 상륙계획패스파인더호의 화성 안착은 우주항공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과 함께 인류가 무한자원을 획득하는 우주 식민지시대 개척에 성큼 다가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 첨단과학·정보기술이 총동원된 무인탐사선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우주 개척경쟁도 본격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 화성 탐사는 물론 화성에 생명체가 실제로 존재하는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실질적이고 경제적인 목표가 깔려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즉 화성에 대한 대기 및 지질 탐사를 통해 화성의 지하자원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인류가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패스파인더는 이를 위해 화성의 대기 및 암석, 토양 등에 대한 물리·화학적 분석에 치중할 예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자금만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오는 2010년께 유인우주선을 발사, 인류가 처음으로 화성에 상륙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영화와는 반대로 지구인이 화성을 침공하는 날이 도래하는 셈이다. 사실 지구의 한정된 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새로운 우주 식민지 개척은 그리 먼 훗날의 얘기만이 아니다. 미국이 패스파인더에 이어 오는 2005년까지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투입, 왕복탐사선 「마르스 서베이어 98호」 등 모두 3대의 탐사선을 추가로 발사하는 것도 이같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미국은 패스파인더호에 맞춰 이미 「마르스 글로벌 서베이어호」를 발사, 오는 9월 중순 화성궤도에 진입시켜 6백87일간 화성궤도를 선회하며 화성의 상세한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07년과 2013년에는 화성의 토양표본을 지구로 가져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져 있다. 미국이 이처럼 화성 탐사에 열을 올리는데 이어 소련·일본도 화성 개척에 뛰어들 채비를 갖춰 지난 70년대의 우주경쟁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60년대 세계 최초로 우주선을 발사, 미국을 경악시켰던 러시아는 내부사정으로 그동안 주춤하긴 했지만 이미 지난해말 실패했던 「마스 96호」 계획을 재추진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당초 미국을 따돌리기 위해 화성탐사선 마스 96을 지난해 11월 발사했지만 궤도를 벗어나 우주의 미아가 되고 말았다. 일본 항공우주과학연구소(ISAS)도 화성 환경을 연구하기 위해 내년 8월 화성탐사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실패사례가 보여주듯이 미지의 우주를 인류의 품으로 안아오기 위한 길은 아직 험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화성은 그동안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인의 근거지일 것이라는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인류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패스파인더호의 모든 탐사활동을 공개한 인터넷(주소 http://www.jp1.nasa.gov/marsnews) 웹사이트에는 한꺼번에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머나먼 우주에 정말로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떠나 이제 인류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끝없는 항로에 나서게 된 것이다.<정상범 기자> ◎생명체 존재할까/수세기동안 SF 영화­소설 단골메뉴 등장/화성인 발견못했지만 호기심 자극은 여전 화성 탐사선 패스파인더가 화성 사진을 전송하기 시작했으나 그동안 지구인이 초미의 관심을 가졌던 화성인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패스파인더가 보낸 화성의 붉은 암석과 먼지에 관한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화성운하를 파고 지구침공을 기도중인 키작은 녹색인 화성인의 존재는 찾아 볼 수 없다. 지구인들은 그동안 화성의 가장 비옥한 땅에 이 외계인이 존재하리라 믿어왔다. 화성은 지난 수세기동안 지구의 문학, 영화, TV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됐고 허버트조지 웰스,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 조지 오슨 웰스가트 같은 작가, 영화감독 등에게 화성인의 지구정벌이나 외계문화 등에 관한 공상을 자극해 왔었다. 이들의 이같은 공상이 과학자들에게 패스파인더를 띄워보내게 한 자극제가 됐다고 말하는 인사들도 있다. 패스파인더의 화성착륙과 우연히 개최시점이 일치된 「97혹성축제」에 참석한 윌리엄 구드윈씨는 『지난 수세기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화성에 관한 수많은 희망과 두려움을 표시해 왔다』면서 『현재로선 두려움보다는 희망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화성연구에 15년간을 바친 로웰천문관측소의 창시자인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로웰은 이 화성표면의 선은 화성인들이 물을 도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개설한 운하라는 이론을 최초로 내놓은 과학자다. 이같은 설이 1895년 허버트 조지 웰스가 발표한 화성인이 지구를 공략하는 내용의 「우주전쟁」같은 과학공상소설을 크게 자극했다. 화성인이 존재한다는 이같은 상상은 머리가 턱없이 큰 녹색화성인이 지구침공을 시도하는 내용으로 된 1996년 팀 버튼의 오락물 「화성인 침공하다」같은 수많은 영화를 생산해 냈다. 미국의 우주과학자 칼 새건은 자신이 어렸을 적인 30년대에 (지구를 침공하는)화성인에 관한 얘기에 심취했다고 술회하면서 자신의 저작 「코스모스」에서 「붉은 혹성(화성)의 블루스」라는 소제목으로 다룬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새건의 1980년대 작품들은 화성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을 볼 때 화성에 고대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최근 발견이 있기 훨씬 이전에 발표됐다. 작년에 사망한 새건과 함께 혹성협회를 창설하고 현재 이 협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루이스 프리드먼은 『새건이 붉은 혹성의 블루스를 제기한 것은 시기적으로 상당히 빠른 것이지만 블루스를 부르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번 혹성축제에서도 인간의 화성정복론이 논의됐다.<패서디나 UPI=연합> ◎탐사선 역할/탐사로봇 「소저너」·에어백·통신장치/패스파인더호 3대 핵심기술/전자코장착 「소저너」 생명체 흔적 등 파악/지구와 교신… 생생한 화상·데이터 전송 화성에 착륙한 미국의 무인우주탐사선 패스파인더호는 처음엔 에어백이 고장난데 이어 통신 장애마저 발생, 한때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이내 정상적인 가동이 가능해지긴 했지만 지구로부터 1억9천만㎞ 떨어진 우주에서 인간의 기술력이 발휘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패스파인더호는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 과거 70년대의 화성탐사우주선 「바이킹」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특징을 자랑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그동안 「더 빨리, 더 좋게, 더 싸게」라는 목표아래 인류가 그동안 이룩해낸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패스파인더 개발에 쏟아부었다. 그 덕택에 패스파인더의 제작 및 운항에 들어간 비용은 2억6천만달러에 불과해 바이킹 프로젝트와 비교할때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바이킹이 보내왔던 사진과는 달리 화성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담은 컬러 동화상을 지구에 송신, 보다 정밀한 연구관찰이 가능해졌다. 패스파인더가 장착하고 있는 핵심기술은 탐사로봇 「소저너」와 착륙시 안전을 보장하는 에어백, 수집한 자료를 지구로 보내는데 쓰이는 통신장치 등 세가지로 대별된다. 6개의 바퀴가 달린 로봇 소저너는 서프펜션(현가장치)을 갖고 있어 큰 돌부리도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또 스테레오 카메라로 사진을 전송하며 전자코를 장착, 화성의 마른 표면에서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을 찾아낸다. 시속 2백34㎞로 떨어질때 발생하는 충격 보호를 위한 에어백은 사람키의 2∼3배 크기로 역추진 로켓까지 활용하고 있으며 급격한 이상기후로 방향을 잃거나 충격을 받아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패스파인더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지구와의 교신. 탐사성과를 얼마나 생생한 화상 및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착륙선은 양방향 극초단파(UHF)무선으로 연결돼 지구로부터 수신한 명령을 소저너로 보내게 된다. 윕(Whip)안테나 아래에는 전자장비상자가 있어 민감한 첨단통신장비를 외부의 극저온에도 견딜 수 있도록 보호한다.<정상범 기자> ◎화성탐사 일지 및 향후 계획 ▲1962년:옛소련의 마르스 1 무인화성 우주선, 화성 인접 통과 실패 ▲1965년:미국 마리너 4호, 화성 지나며 사진 21장 전송 ▲1965년:옛소련 무인화성 우주선 존드 2호 발사 ▲1969년:미국 마리너 6호, 화성 사진 75장 전송 ▲1969년:미국 마리너 7호, 화성 사진 1백26장 전송 ▲1971년:옛소련 마르스 2호, 화성 착륙 ▲1972년:미국 마리너 9호, 화성 궤도 9회 비행하며 화성 사진 7천3백29장 전송 ▲1974년:옛소련 마르스 5호, 화성 궤도에서 수일간 체류 옛소련 마르스 6호 및 7호, 화성 착륙 ▲1976년:미국 바이킹 1호 및 2호, 화성 착륙해 사진 5만여장 전송 ▲1989년:옛소련 포보스 1호 및 2호, 화성으로 항진 도중 실종 ▲1993년:미국 마리너 우주선, 화성 궤도 진입 직전 실종 ▲1996년:러시아의 마르스­96호, 발사 직후 추락 ▲1997년 9월:화성 글로벌 서베이어가 6백87일간 화성 궤도를 선회하며 지도 작성 ▲1998년:NASA, 화성의 대기 및 토양 연구를 위해 궤도 선회선 및 착륙선 발사 ▲2001년:NASA, 또 다른 궤도선회선과 착륙선 발사, 화성표면의 물을 찾아내고 표면의 광물성분 조사 ▲2003년:NASA, 탐사선을 이용해 화성의 토양표본을 채취, 지구로 가져오는데 필요한 기술 실험 ▲2005년:NASA, 화성의 토양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로봇 발사 ▲2010년:NASA, 유인탐사선 발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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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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