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김정은 체제 인정… 물밑접촉 통해 급변사태 방지 주력할 듯

[김정일 사망] ■ 中 반응·향후 관계는<br>6자 복귀·개방 유도하며 경제문제 해결도 나설 가능성<br>즉각 "깊은 애도 표시" 발표 전통적 혈맹관계 강조 성명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혈맹임을 과시하던 북한과 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즉각 애도를 표하며 양국의 전통적 혈맹관계를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깊은 애도를 표시한다"며 "김 위원장은 위대한 지도자이자 중국 인민의 친구로서 사회주의 사업 발전과 중조 우호관계 발전에 중요한 공을 세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후계구도가 어떻게 가닥을 잡아가는지를 예의주시하되 북중 간의 물밑접촉 및 공조를 통해 행여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한반도 급변사태를 방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군사ㆍ외교는 물론 경제적 지원을 통해 북한의 후견국 역할을 해왔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이 '비상' 사태에 빠진 만큼 중국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 및 사회혼란으로 주민들이 단둥 등 접경지역을 통해 대거 중국으로 이탈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급변사태를 막고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은 북한의 후계체제 안정이나 경제문제 해결에 음으로 양으로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외국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영결식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당정 최고위 지도자단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북한으로 보내 애도를 표하는 한편 전통적인 혈맹국으로서 북한 정권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차기 권력구도가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과연 북한의 어떤 인사와 북핵 문제, 6자회담을 포함한 북중 관계의 주요 이슈를 풀어나갈 수 있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2009년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하고 2010년 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앉혔지만 김정은은 아직 권력승계의 기반을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직 김정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고 지난해 김 위원장의 방중 때도 김정은이 동행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공식방문자 명단에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중국은 겉으로는 북한과의 전통적 혈맹을 강조하지만 계속되는 핵실험, 3대 세습 추진 등으로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돼가고 있는 북한을 마냥 계속 감싸기 힘들어지는 형국으로 내몰리고 있다. 베이징 소재 중국 정법대의 문일현 교수는 "북중이 정상회담 때마다 공식적으로는 대대손손 혈맹관계를 과시해왔지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기술관료 출신인 현 중국 4세대 지도부의 북한 정권에 대한 시각은 과거 혁명세대인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시대와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 사망 이후에도 지정학적으로 한반도 안정을 위해 북중이 끈끈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겠지만 예전과는 전혀 다른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안정이 필수적인데다 김정은 후계 문제를 내정 문제라며 사실상 묵인한 만큼 결국 현행 후계체제를 용인하고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정은 후계체제를 지원해 북한의 정세를 안정시키면서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 개혁ㆍ개방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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