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 잘 쉬고 잘 노는 법을 가르치자


정부가 내년부터 전국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맘 편히 여행 한번 다녀오기 힘들었던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 배경에 대해 올 7월부터 주40시간 근무제가 확대 적용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주5일 근무가 확산됐고 학교나 학부모의 주5일 수업에 대한 찬성비율도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벌레보다 창의적 인재 필요 미래 사회는 일벌레보다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이 점에서 주5일제 수업은 바람직한 제도인 듯싶다. 해외에서는 이미 10~20년 전에 주5일 수업을 도입했다. 프랑스는 지난 1882년, 미국은 1970년대, 독일은 1993년 전면 주5일 수업을 실시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1995년, 일본이 2002년 주5일 수업을 전면 실시했다. 주5일 수업제 실시에 따른 크고 작은 문제와 논란거리가 남았지만 우리나라도 선진 복지국가로 가려면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불가피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경제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환영할 일이다. 관광산업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뚜렷이 구분돼 있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인력과 시설이 부족하고 비수기에는 남게 된다. 성수기만을 보고 직원을 채용하고 시설을 늘리면 비수기에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시설 부족으로 찾는 사람이 줄고 새로운 투자를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에 이은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됨에 따라 휴가 분산 효과가 발생하고 성수기ㆍ비수기 간의 격차가 줄어들면 관광업계에서는 고용과 시설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성수기ㆍ비수기 구분 없이 여행객들에게 제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수 진작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다. 전국 초ㆍ중ㆍ고교 학생 700만명과 교사 40만명에게 내년부터 모든 토요일이 '놀토'가 되면 연간 수업일수가 15일가량 줄어든다. 이는 전국민의 여가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주일 중 이틀, 다시 말해 30%는 쉬는 시간이 된다. 공휴일까지 합치면 거의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꼴이다. 대기업과 공기업을 시작으로 주5일 근무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국외 출국자는 해마다 19.3%씩 늘어났다. 놀토와 주5일제 확대는 국민의 여가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우선 주5일 수업제 시행으로 가정의 자녀교육 기능이 강화되고 창의적 체험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놀이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신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 가정과 사회의 교육 기능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유용한 레저 문화 만들어야 이쯤 되면 이제 '먹고 사는 법'을 넘어 '잘 쉬고 잘 놀기'에 대해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쉴 때 어떻게 쉬고, 놀 때 어떻게 노느냐에 대한 사회적 노력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쉬는 법과 노는 법에 대한 학습이 꼭 필요하다. 사실 여행사의 역할이 그런 연구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더 잘 놀 수 있는지, 어떻게 더 잘 쉴 수 있는지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앞으로 여행사의 역할이 될 것이다. 여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와 자연을 공부하고 잘 놀고 잘 쉬면 학습능력이 올라간다. 성인에게도 알찬 휴식과 재충전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제 함께 잘 쉬고 잘 놀 수 있는 유용한 레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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