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와 환율 등 대외 경제여건이 현수준을 유지해준다면 하반기에도 완만한 경기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대외 여건에는 돌발 변수들이 너무 많아 예측이 어렵고 따라서 예기치않은 상황 악화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경제정책을 관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2006년 하반기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하반기 경기와 소비.투자전망'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외 여건의 현수준 유지를 전제로 완만한 경기상승 기조의 지속을 예상했다.
김 국장은 "전분기에 대비한 1.4분기 성장률이 1.3%로 지난해 하반기의 1.6%에비해 다소 완만해졌으나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확대돼 내수와 수출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현재의 경기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지난 2월 이후 전년 동월대비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과거의 경기확장기 중 이 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한 뒤 실제 경기하강 국면으로 전환한 경우는 44% 정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원화 절상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우리나라 주력수출품목들은 환율보다는 세계경제 성장에 더 크게 반응한다"고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김 국장은 "하반기 내수는 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회복기조를 유지하고 유가급등에 따른 상승압력이 원화 절상으로 상쇄돼 물가도 안정세를 이어가겠지만 경상수지는 원유수입액의 증가와 서비스수지의 적자 등에 영향받아 큰 폭으로 축소될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국장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대외 변수들의 변동성이 큰만큼 향후 경기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국내외 여건이 더 이상 크게악화되지 않는다면 국내 경기는 완만하나마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가 밝힌 '현수준의 대외여건 유지'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날 '하반기세계경제와 환율 전망'에 대해 발표한 양정균 국제금융센터 부소장은 "글로벌 달러약세 추세와 조선업 호황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어우러져 원화는 주요 아시아국가 통화중 최고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양 부소장은 "미국의 지속적인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로 대표되는 글로벌 불균형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데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종결돼 여타 주요국가와의 금리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석유시장 동향과 유가전망'을 발표한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하반기 원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3-67달러, 연평균 원유가격은 62-63달러에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실장이 전망한 하반기 유가는 22일 두바이유 종가 배럴당 62.40달러보다는높지만 사상최고치였던 지난 3일의 배럴당 68.58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실장은 "하반기 유가 흐름은 이란 핵문제와 세계 석유수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여유 생산능력, 나이지리아의 공급차질 등 여러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권영대 팀장은 '주요 품목별 수출동향 및 하반기 전망' 주제발표에서 "올해 수출은 지난해말 전망했던 3천175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겠지만 수입은 당초 예상치 2천950억달러를 크게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폼목별 수출전망에 관해 권 팀장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가전 등은 올해 목표치의 달성이 어렵거나 기존의 하락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는 채산성은 악화되더라도 수출목표치 달성은 가능하며 휴대폰과 선박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