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기아차 독자기술 '병렬형' 하이브리드의 비밀

리터당 21㎞…동급 최고 연비 자랑<br>'엔진 클러치' 세계 첫 상용화… 100㎞ 이상 고속 주행서<br>일부구간 모터로만 구동 가능, 모터 크기도 줄여 효율성 높여



최근 눈에 많이 띄는 현대ㆍ기아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의 광고 장면을 보면 '세계 최초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는 문구가 언제나 마지막을 장식한다. 왜 현대ㆍ기아차는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든 이 시스템을 굳이 알리려 애쓰고 있을까.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시스템의 구동원리, 또 일본 하이브리드차 시스템과의 차이점이 구별되면 현대ㆍ기아차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탁월한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가 강조하는 대로 '병렬형 하드 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우선 하이브리드 시스템 가운데 '하드 타입'이란 모터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 출발 후 일정 구간의 저속(통상 시속 30㎞ 전후)까지는 모터만으로, 속도가 그 이상 올라가면 엔진이 구동하는 식이다. 이 보다 낮은 단계의 시스템이 '소프트 타입'이다. 이는 언제나 엔진과 모터가 함께 구동해 모터는 엔진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문다. 현재 하드 타입의 시스템을 적용하는 업체는 현대ㆍ기아차와 도요타, GM 등으로 현대ㆍ기아차가 한 발 앞서 개발한 것은 아니다. 현대ㆍ기아차가 특히 자랑하고 싶은 것은 '병렬형'이다. 지금까지 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해온 도요타 등 일본업체가 채택한 방식은 '복합형'. 큰 차이는 복합형은 2개의 모터가 각각 배터리 충전과 구동을 역할을 맡는 반면 병렬형은 1개의 모터로 두 기능을 할 수 있다. 모터 2개를 1개로 줄인 것은 물론 크기도 축소해 차량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이는 연비개선으로 이어진다. 현대ㆍ기아차가 병렬형 시스템으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해외업체들이 포기했던 '엔진 클러치'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인 엔진 클러치는 변속기 및 엔진과 모터 사이에서 동력 단속을 담당한다. 출발이나 저속 주행에서 모터만으로 구동하다 속도가 오르거나 오르막길에서는 엔진 클러치와 엔진이 연결돼 모터와 엔진이 동시에 구동되는 것. 이론 상으로는 가능했지만 차가 고속으로 주행 중인 상태에서 엔진 클러치를 운전자가 느끼지 못하는 짧은 시간 안에 엔진과 맞물리게 하는 기술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도요타 역시 15년 전 이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지만 클러치 접합 시간이 1초 이상 걸렸다. 이럴 경우 차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오르막에 들어섰을 때 엔진이 빠르게 구동을 못하면 차가 뒤로 미끄러질 수도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수많은 시행 착오를 거친 후에 이 시간을 0.6초 이하로 줄였다. 모터로만 주행하다 엔진이 함께 구동하는 그 순간을 운전자가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은 하이브리드차의 업그레이드를 가능하게 했다. 우선 복합형의 경우 시속 80㎞ 이상에서는 모터 가동 구간이 없지만 병렬형의 경우 100㎞ 이상에서도 모터만 돌아가는 구간(가속이 붙은 상태의 평지 또는 내리막)이 발생한다. 고속 주행시 연비를 개선할 수 있는 비결이다. 게다가 경쟁 업체의 모터 대비 크기와 중량을 각각 18%, 30% 줄여 연료 효율을 더욱 높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21.0㎞/리터. 동급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운데 최고의 경제성을 갖춘 셈이다. 현대ㆍ기아차가 4년여 동안 혼신의 노력으로 탄생시킨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우수성은 각종 시승 이벤트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6월 말 개최환 '연비왕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전우경(31세)씨는 공인연비보다 28% 높은 26.92㎞/리터의 연비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지난달 열었던 'K5 하이브리드 에코 드라이버 선발대회'에서는 김의중(43세)씨가 최고 연비인 28.6㎞/리터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