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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논란… 일부 업체 법적대응 검토

'용산역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 우선협상자로 삼성물산 선정<br>"삼성물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 진행" 주장<br>역세권개발측 "100층 건립 경험 삼성이 유일"

용산역세권 개발 조감도


1조4,000억원 규모의 용산역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건설사 선정에 '특정기업 밀어주기' 의혹 제기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시공사 선정 이전부터 입찰조건 공정성 문제 등에 따른 특혜설에 휩싸였던 삼성물산이 26일 결국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 우선 협상자로 결정된 데 따른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번 시공사 선정이 특정 업체를 노골적으로 밀어주기 위한 입찰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랜드마크 빌딩 외에 이르면 연내 잇따라 입찰에 부쳐질 용산 역세권 내 79층ㆍ69층 등 초고층 빌딩의 시공사 선정에서 특혜 시비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 문제 해결과 빌딩 설계 확정 등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또다시 암초를 만나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이날 박해춘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사에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박 회장은 이날 "엄정하게 평가한 결과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간소한 차이로 앞서 랜드마크 빌딩 시공건설사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용산역세권개발㈜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6개 평가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반면 현대건설은 시공능력에서 삼성물산에 0.52점 뒤진 99.48점으로 탈락됐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신용등급(30%), 시공능력(20%), 공사기간(10%), 전환사채(CB) 인수참여(10%), 공사이익비율(10%) 등 6개 기준으로 심사를 벌였다. 신용등급과 시공실적, 공사기간, 전환사채(CB) 인수참여, 공사이익비율 등 나머지 5개 항목에서 두 건설사는 동점을 기록했지만 삼성물산이 시공능력에서 0.52점을 앞서면서 승부가 갈린 것. 하지만 이는 이미 입찰 전부터 예견된 결과라며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삼성화재 상무 출신이라는 점에 입찰조건 공정성 문제까지 더해져 삼성물산 특혜설이 솔솔 흘러나온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총점 20점이 배정된 시공능력 평가에서 '최근 3년간 시공능력평가액 중 건축 항목의 평균값'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만점을 받았지만 현대건설은 19.48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시공능력을 평가할 경우 토목과 건축을 합산한 '토건 시공능력'을 반영하는 데 비해 이번 입찰에서는 건축만으로 제한하는 등 시작부터 삼성물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20점이 배정된 시공능력에서 삼성은 8조4,207억5,500만원으로 만점을 받았으나 현대는 8조2,12억9,400만원으로 19.48점을 받아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논란은 용산역세권개발㈜이 1ㆍ2위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에 한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사실상 삼성물산에 유리한 입찰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시공능력 평가에서 뒤지더라도 현대건설이 나머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삼성물산 밀어주기라는 의혹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김한준 용산역세권개발㈜ 마케팅개발본부장은 "입찰조건은 시행사인 드림허브PFV의 이사회에서 결정한 것을 따랐을 뿐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만들지 않았다"며 "하지만 100층 이상의 건물을 지어본 업체는 국내 기업 중 삼성물산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말해 100층 이상의 건물을 짓는 데 경험이 없는 업체와 시험 삼아 일해볼 수는 없지 않느냐"며 "현대건설이 최고로 높이 세워본 건물은 겨우 68층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용산역세권개발㈜ 내부에서도 사실상 삼성물산을 미리 낙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비난 여론을 반영하듯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용산역세권개발㈜이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뿐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고 서둘러 행사를 끝마쳐 논란을 야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축사업을 수주할 때 0.2~0.3점 이내에서 당락이 결정되는데 이번 공모에서는 사전에 짐작했던 대로 삼성물산이 0.5점 앞서며 수주에 성공했다"며 "시공 능력의 올바른 평가와 컨소시엄 구성 등 여러 부분에서 공정한 룰에서 벗어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79층ㆍ69층 등 초고층 건물들이 잇따라 공개입찰될 예정인데 이러한 과정에서도 특혜 시비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용산역 개발사업은 공기업인 코레일이 최대 주주인 만큼 공정성과 형평성에서 벗어날 경우 국민적인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사 입찰에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ㆍ대우건설 등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대형 건설사들은 아예 참여하지도 않았다.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은 여의도 63빌딩의 두 배 이상인 연면적 38만3,000㎡, 높이 485m 규모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사업비 1조원)를 제치고 사상 최고액 단일 건축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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