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범 현대가 모처럼 '화합의 장'

■ 故 정주영 회장 10주기 추모 사진전<br>정몽구·정몽준·현정은 회장 등 한자리에 <br>"현대건설 잘 해결될 것"<br>그동안 갈등 해소 내비쳐

'한강의 기적'의 한 주역이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범현대가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화합의 장을 가졌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서로 악수를 나누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 현대건설 인수전으로 생긴 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정 명예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1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는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정몽구 회장과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 범현대가 형제들이 총출동했다. 당초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던 현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장자격인 정 회장은 맨 먼저 전시장에 도착해 3시15분부터 15분간 사진을 둘러보며 깊은 소회를 표출했다. 정 회장은 "아버님에 대한 존경과 그리움, 감회가 새롭다"며 걸음을 멈춘 채 정 명예회장의 어록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며 짙은 상념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은 또 "선친께서 기업인으로 활동하시던 시대의 열정과 인간적인 모습을 회상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창조적 예지와 도전정신으로 이룬 필생의 사업들을 보니 무한한 존경과 그리움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진전이 이러한 메시지를 미래에 전달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에 이어 전시장에 들어선 정 의원은 정 명예회장에 대해 "서울에서 막노동을 하면서도 희망을 주셨다"며 "아버님이 일생 동안 긍정적 사고를 가지셨고 (이 같은) 긍정적 사고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아버지 뜻을 잘 못 받든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정 의원은 현대건설 문제에 대해 "잘 해결될 것"이라며 "화해가 거의 다 돼지 않았느냐"고 말해 현대그룹과 범현대가의 그동안 갈등이 해소 단계에 있음을 내비쳤다. 130점이 전시된 이번 사진전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현대'를 세계적 기업으로 일궈내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해온 고인의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정 명예회장의 어린 시절부터 청년기까지를 담은 '아산의 젊은 시절'과 자동차ㆍ중공업 등 경제적 업적을 모은 '사업보국', 범현대가 기업의 모습과 집무실, 유물 사진들을 정리한 '아산의 꿈', 서울올림픽 유치활동과 통일ㆍ사회복지 등의 대외활동을 엿볼 수 있는 '대한민국을 위한 앞선 발걸음' 등 총 6편의 테마로 구성돼 고인의 생전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테이프 커팅에는 범현대가 형제 외에도 추모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이 참석해 고인의 10주기를 기렸다. 테이프 커팅 후 정 회장을 비롯한 범현대가 일원들은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전을 둘러보며 고인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사진전은 이날 개막을 시작으로 11~21일 일반인에게도 공개되며 이달 말까지 범현대가의 주요 사업장에서도 고인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오는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식과 함께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예술감독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추모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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