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 넘기는 거래소 노조농성

노조 강력한 인적쇄신 요구 <br> 사측 "농성 안풀면 원칙 대응"


두 달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국거래소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 측은 최경수 신임 이사장에게 강한 인적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데 반해 경영진은 연내에 농성을 풀지 않으면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 신임 이사장 선임으로 틀어진 거래소 노사관계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흥열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5일 "인적쇄신과 경영쇄신을 위해 방만경영 타파, 책임경영, 조직쇄신을 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최 이사장은 경영쇄신 부분에서는 생각보다 일을 잘하고 있지만 내년 1월 정기인사 이전에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한 임원들을 먼저 퇴출시켜야 연내에 천막을 걷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 9월23일부터 '낙하산 이사장 반대'를 내세우며 여의도 사옥 1층 로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 위원장은 "본부장·본부장보 16명 가운데 11명, 부장급 31명 중 절반 정도를 보직 해임시켜야 한다"며 "인적쇄신을 통해 거래소가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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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래소 경영진은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고위 임원은 "노조가 직원들에게 인적쇄신 명단을 알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장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리한 인사를 단행한다면 내부불만이 커질 것"이라며 "노조가 신년 하례회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으면 업무방해죄로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해 초부터 거래소의 노사갈등이 격화돼 고소전이 이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는 자본시장 침체로 구조조정을 상시화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공공기관으로 현재 일자리가 보장되어있는 거래소의 노사갈등을 바라보는 업계로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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