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심층진단] 외환은행 매각 3대 핵심의혹

정부-론스타도 사전교감 있었나<br>"자격 안된다"서 비밀회의 10일만에 "된다"<br>외환銀 BIS비율 한두달새 3%P 이상 하락<br>론스타 10개월 물밑작업… 정부가 안 시점은

[심층진단] 외환은행 매각 3대 핵심의혹 정부-론스타도 사전교감 있었나"자격 안된다"서 비밀회의 10일만에 "된다"외환銀 BIS비율 한두달새 3%P 이상 하락론스타 10개월 물밑작업… 정부가 안 시점은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관련기사 • 정부-론스타도 사전교감 있었나 • 김진표·이동걸 등 '윗선'에도 칼날 • [송현칼럼] 외환은행 매각 의혹을 보며 • [아침을 열며] 론스타 사태가 주는 교훈 • 외환銀 매각 결정했던 관료들 처벌수위는 • "BIS조작 논란, 외환카드 부실예측 못한탓" 2003년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한 것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법에 사모펀드는 지분의 10% 이상을 매입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는 데 론스타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모펀드라 해도 매입하려는 은행이 워낙 부실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 비율이 8%를 밑돌면 잠재적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사모펀드라고 해도 인수자격이 생긴다. 논란은 여기에서 발생한다.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춰, 론스타에게 대주주 자격을 부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 과정을 통해 2003년 당시 9%를 웃돌던 외환은행의 BIS비율이 매각을 앞두고 일련의 대책회의가 이어지더니 그 비율이 6%대로 떨어졌다는 주장이 현재까지는 사실처럼 굳어지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핵심 의혹 3가지를 정리한다. ◇론스타에 꿰 맞췄나=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입을 위한 계약서 조인식(2003년8월27일)이 있던 10개월 전부터 외환은행에 접근한다. 2002년10월25일에 투자의향서를 접수하고 그 해 12월13일에는 외환은행-론스타 비밀유지협약까지 맺는다. 2003년7월부터 론스타가 공론화 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기간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기관에서 대주주 자격 등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7월이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도 “7월15일에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예외승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론스타와 외환은행은 이미 7월 이전까지 예비제안서접수(1월), 외환은행실사(4ㆍ5월), 2차 인수제안서제출(6월), 주요 계약조건 협상(6~7월) 등의 절차를 밟고 있었다. 매각절차의 상당부분이 끝난 상태였다. 7월 이후 진행된 대책회의라는 게 결국 론스타에 꿰 맞추기 위한 전략회의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7월15일 매각과 관련된 재경부, 금감위 등 정부 관료들과 외환은행 관계자들이 모인 ‘10인 비밀회의’ 가 있었고, 그로부터 불과 10일만에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는 과정이 뭔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우선 ‘비밀 회의’ 이튿날 16일 금감위는 금감원에 외환은행 BIS비율 자료를 요청한다. 금감원은 21일 외환은행으로부터 의문의 팩스 5장을 받았고, 22일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는 외신회견을 통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언급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3일 뒤인 25일 금감위는 외환은행을 ‘잠재적 부실은행’으로 지정하면서 론스타는 대주주 적격성을 갖게 된다. ◇BIS비율은 조작?= 외환은행의 BIS비율은 1~2개월 새 2~3%포인트나 급락한다. 외환은행의 BIS비율은 5월 8.44%, 6월16일 9.14%였다. 제 13차 이사회에 보고된 수정 경영계획상 2003년 말 BIS 비율은 10.0%였다. 이 수치(10%)는 7월31일 증권거래소에 공시까지 됐던 사안이다. 그러나 7월15일 재경부 주도로 열린 ‘10인 회의’ 이후 외환은행의 연말 BIS 전망은 기존과 달리 급격히 비관적으로 바뀌었다. 7월21일에는 ‘외환은행 연말 BIS 비율’을 6.16%로 추정하는 ‘의문의 팩스’ 5장이 금감원에 전송됐고, 이는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는 핵심 근거가 됐다. 그리고 7월25일 금감위 간담회를 거치면서 이후 매각은 빠르게 진행된다. 외환은행측은 만약에 론스타의 매입가격 1조3,800억원의 투입이 없었다면 2003년말 BIS 비율은 4.4%까지 낮아졌을 것이라며 고의로 전망을 낮춘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BIS비율을 0.1%포인트 끌어올리는 것도 정말 어려운데, 한 두 달 새 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안간다”고 말했다. ◇정부측…론스타 인지는 언제?= 정부는 과연 언제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알았을까. 바로 그 대목은 외환은행 매각이 누구 주도로 이뤄졌느냐는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잣대가 된다. 일단은 재경부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입하려 한다는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2002년 하반기부터인지, 아니면 2003년 초인지는 애매하다. 금감위나 금감원은 한결같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입하려 한다는 사실은 7월에 알았다고 밝히고 있다. 김 차관보도 지난 7일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3월 경 은행측으로부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려고 한다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안 것은 7월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BIS비율 관련해서도 금감위는 금감원 소관이라며 전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사용 용도도 정확히 모른 채 금감위의 지시를 받아 전달한 ‘죄’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백재흠 금감원 은행검사1국장은 “외자유치와 관련해 외환은행 경영현황 자료가 필요 하다고만 들었다. 매각 근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은 전혀 몰랐다”고 밝힌바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정보보고 등을 통해 금감원도 외환은행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4/16 19:3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