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주체이자 주제는 사람이고 삶이 진행돼 오래되면 역사가 됩니다. 이 책에 담긴 인물 중 더러는 현재까지도 역사의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근현대사 인물 112인의 빛과 그늘을 모두 수렴하자는 의도에서 만들었습니다."
신달자(사진) 시인협회 회장은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종이가 사라지고 문학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인문학을 살려내고 부활시키는 것에 문학만한 것이 없다고 본다. 그간 없었던 새로운 시도인 '사람' 시집에 대해 애정을 갖고 봐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최동호ㆍ장석남ㆍ김종철ㆍ이근배ㆍ곽효환 등의 시인이 참석했다.
'시로 읽은 한국 근대 인물사'라는 설명이 붙은 이번 시집은 올해로 56주년을 맞는 한국시인협회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대상 인물은 우선 시인협회에서 200여명의 인물을 우선 선정하고 100여명 안팎으로 줄여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시인은 사실상 배제됐다. 조지훈ㆍ이육사ㆍ한용운 등의 일부 시인이 포함된 것도 독립운동 등 문학외적 요소를 고려한 것이다.
최동호 시인은 "역사란 이데올로기나 한두 명의 지도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편 가르기나 이데올로기 논쟁보다는 사람들을 통해 총체적으로 역사를 보자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그리고 사회 지도자격이었거나 무명의 운동선수까지도 모두 대상 인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30일에는 프레스센터에서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연극배우 손숙과 곽효환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에 대한 시를 아들인 정몽준 국회의원이, 독립운동가 김좌진의 시는 외손녀 김을동 국회의원이 낭독한다. 이를 포함한 17편의 시가 낭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