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 증시는 집단극화론의 실험장"

지난해 연말 이후 최근까지 한국 증시는 심리학이론인 집단극화론(GROUP POLARIZATION)의 전형적인 실험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집단극화이론이란 사람은 개인으로 있을 때보다 집단 구성원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경우 더 모험적이거나 더 보수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내용이다. 정동희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7일 기업실적 호전과 경기확장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심리적인 악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심리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정 연구원은 우선 주식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은 일종의 `집단 의사결정'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첨단주 중심의극단적인 차별화 장세는 모험이행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험이행현상(RISKY SHIFT PHENOMENON)이란 집단이 되면 개인으로 있을 때보다더 모험적인 결정을 하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의 주가 동반 약세는 모험이행현상과 정반대 현상인 보수이행현상(CAUTIOUS SHIFT PHENOMENON)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87년 블랙먼데이 이후 10년 이상 별다른 조정과정 없이 상승세를지속했기 때문에 미국 투자자들은 최근 나스닥 주가폭락에 따라 심리적으로 충격을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투자자들은 특유한 개척정신과 장기간 좌절없이 주가상승을경험한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스닥 반등국면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반면 한국은 90년 이후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 안착 시도가 7번이나 실패한 경험이 있어 자체적으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에 의존하려 하고 있으며 결국 최근 미국 증시보다 조정을 먼저, 그리고 크게 받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약세가 펀더멘틀즈보다는 투자 심리적인 측면이 크게작용한 만큼 앞으로의 장세도 투자심리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경기사이클상 조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국은 도쿄증시 등으로 동조화 대상을 전환하거나 아예 독립성을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기자 YSKWON@YONHAPNEWS.CO.KR입력시간 2000/04/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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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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