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러는게 싫어요. 그런데 스마트폰에서 손을 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시험기간에는 아예 전화번호가 담긴 심(SIM)카드를 빼고 예전 것을 넣어요." (고등학생 곽수경(가명))
스마트폰 강국 한국이 스마트폰 중독의 늪에 빠졌다. 휴대폰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 미국(50%)의 두 배를 웃도는 상황에서 스마트기기 중독 증세는 성인은 물론 청소년ㆍ어린이에게까지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스마트폰은 게임·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중독성이 강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도 힘든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만 6세 이상 인구의 스마트기기 보유율은 71.6%에 달한다. 특히 20대(98.8%), 30대(97.3%)는 사실상 모두 스마트기기를 가진 실정이다. 6세부터 19세까지의 보급률도 65%로 1년 동안 세 배나 높아졌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만 10~54세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중독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이 11.8%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1년의 8.4%보다 2년 만에 3.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폰 중독자는 하루에 7시간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며 휴대폰을 안 보면 불안하고 침울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청소년만 놓고 볼 때 중독위험군의 비중이 25.5%나 돼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이 숫자는 2011년 11.4%의 두 배 이상 된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PC 시절에는 인터넷에만 집중됐던 중독현상이 미디어ㆍ게임ㆍSNS 등으로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만 5~54세 중 인터넷 중독 위험군 비율은 2006년 9.2%에서 지난해에는 7.0%로 오히려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스마트폰 사용습관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꼭 필요한 일을 처리할 때만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끼고 사는 아이를 둔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고 과용은 위험하다는 점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스마트폰 중독은 치료 이전에 원인규명과 함께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며 "스스로 스마트폰 중독이 아닌지 의심될 경우 테스트를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