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김성빈 애니캐스팅 사장

"플라스틱 사출 첨단 기술로 고성장"<br>나노단위 설계통해 고정밀 LED조명 렌즈 개발<br>"태양광에 접목 연구… 올매출 250억원 기대"


서울 가산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애니캐스팅은 지난 10년간 놀라운 속도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 2008년 85억원이었던 매출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20억원을 거쳐 지난해 1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5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매출증가율만 따지면 잘나가는 IT기업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애니캐스팅의 주력사업은제조분야, 그것도 전통산업으로 일컫어지는 플라스틱 사출이다. 다만 나노단위의 설계와 제조기술, 광학기술이 적용된 첨단 정밀 사출품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김성빈(44ㆍ사진) 사장은 "사출은 시간과 온도의 미학"이라며 "소재의 성질을 읽고 설계 능력과 정밀함을 입힌다면 다른 재료로 상용화할 수 없는 최첨단 부품을 가장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LED조명용 렌즈를 소개했다. LED조명이 지닌 단점 중 하나는 빛의 가장자리에 노란색 띠가 반지처럼 둘러쳐지는 이른바 '옐로우 링'현상이다. LED업체들은 이 현상을 막기 위해 조명과 렌즈사이에 별도로 확산시트를 부착하고 있다. 제조원가가 올라가고 광효율이 떨어지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김 사장은 플라스틱 렌즈 표면에 나노단위의 정밀한 패턴을 새겨 확산시트 없이도 옐로우링 현상을 없애도록 했다. 이 방법은 제조원가를 확산시트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고 광효율은 그대로 유지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애니캐스팅의 렌즈는 국내외 주요 LED조명업체들은 물론 광교 신도시 등 지방자치단체에 공급되고 있다. 크기가 커야 하는 국내 수송기계용 LED렌즈의 경우 애니캐스팅이 독점하고 있다. 그의 기술력이 처음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은 아니었다. 김 사장은 "4년전 부산에 생산시설을 짓기 위해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러 갔다가 플라스틱 사출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절당하기도 했다"며 "초정밀 사출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나서야 간신히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애니캐스팅은 2001년 창립 이후 주조해석 소프트웨어 '애니캐스팅'으로 초기 성장발판을 마련했다. 금형 틀에 쇳물 등이 들어갈 경우 어느 지점에서 어떤 불량이 예상되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파악해 불량을 줄여주는 소프트웨어다. 금형 설계는 물론 작업공정, 금속과 플라스틱 등 재료의 성질 등 제조 기술에 대해서도 두루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김 사장은 "소프트웨어를 팔기 위해 제조기술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병행할 수 밖에 없었다"며 "소프트웨어 제작 및 판매 과정에서 자연스레 제조에 대한 이해가 커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애니캐스팅은 결국 지난 2006년 거래 대기업의 요청을 받고 휴대폰 힌지 생산에 뛰어들며 제조업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대기업 출신 박사급 인력이 신기술 개발을 제안하며 입사해 본격적인 플라스틱 연구가 시작됐다. "정밀한 플라스틱 사출 시스템이라는 아이디어에 무릎을 쳤습니다. 생산비가 가장 저렴한 재료인 플라스틱을 정밀하게 가공할 수 있다면 앞으로 응용분야가 많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 사장은 금형 곳곳에 히터를 설치해 원하는 온도와 시간을 정밀제어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DMTC)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것이 바로 LED렌즈다. 백색가전용 정밀 사출도 주요 생산품이다. 김 사장은 이제 태양광 발전에 사출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표면에 정밀한 패턴을 새겨 태양빛의 파장을 분리하고 원하는 곳에 모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김 사장은 "자체 계산결과 1와트의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0.64$가 들어 석탄 생산단가보다 오히려 낮다"며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양광 집광판 기술에는 플라스틱 사출 기술로 태양광 기술을 대중화시키겠다는 김 사장의 오랜 꿈이 담겨 있다. 그가 "태양은 세계 곳곳에 공평하게 내리쬐고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플라스틱 사출이라는 저렴한 기술로 태양광을 모두의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며"아프리카 오지를 포함한 지구촌 모든 이들이 우리의 기술을 통해 첨단에너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조해석 소프트웨어 산업현장 곳곳 공급
●애니캐스팅은 애니캐스팅은 지난 2001년 김성빈 사장이 연세대 금속공학과 석ㆍ박사 과정 동안 연구한 주조해석 분야를 가지고 창립한 회사다. 주조해석 프로그램 '애니캐스팅'은 10여년 간 산업현장 곳곳에 공급되면서 현재 회사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애니캐스팅의 연매출 가운데 약 50억원이 주조해석 프로그램분야였으며 신규 제조분야인 휴대폰 힌지와 정밀 플라스틱 사출 분야가 약 130억원을 차지했다. 주조해석 소프트웨어는 지금까지 니싼과 스즈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중공업 등에 공급한 바 있다. 플라스틱 사출 제품 역시 화우테크놀로지와 토요타, LG전자 등 전세계 주요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 미국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으며 그 외 스페인과 터키, 대만, 브라직질등 8개국에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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