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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중이염 등 폐구균 질환, 사후약방문보다 예방을


최근 낮에는 무더우나 아침∙저녁에는 쌀쌀한 변덕스런 날씨가 계속되면서 건강에 유의하라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영∙유아는 이런 환절기에 각종 질환에 시달릴 수 있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어린이집∙유치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각종 감염성 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흔히 감기에 동반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급성중이염도 그러한 질환 중 하나다. 중이염은 호흡기 감염 후 발생하는 가장 흔한 소아질환 중 하나로 만 3살 이전에 약 70%의 아이들이 적어도 한 번은 앓고 재발률도 높다. 귀의 중이(中耳)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약 50%의 아이들에게서는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나치다가 악화될 수도 있다. 대부분 감기를 앓으면서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요즘처럼 감기가 흔한 때에는 혹시 아이가 귀를 아파하거나 귀에서 고름이 나거나 또는 중이염을 의심할 만한 중상이 없더라도 고막을 잘 들여다 보고 급성 중이염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한다. 의료전문가 입장에서 중이염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중이염 치료에 이용되는 항생제와 연관이 있다. 특히 중이염은 소아 항생제 처방의 흔한 요인이 되는데 근래 중이염의 주요 원인이 되는 세균들과 관련해 항생제 내성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이염을 일으키는 주요 세균들로는 폐구균, 비피막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NTHi), 모락셀라 카타랄리스 등이 있다. 이 중 폐구균은 사람의 콧속에 존재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호흡기를 따라 신체 여러 부위에서 질환을 유발한다. 수막염과 같은 중증질환을 일으키거나 이보다 덜 심각하지만 발생빈도는 훨씬 높은 중이염 등을 일으킨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들이 취약계층이다. 전세계적으로 폐구균으로 사망하는 5세 미만 소아가 한 해에 약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폐구균 감염으로 급성중이염∙수막염 등의 질환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치료한다. 아울러 항생제 내성 사례가 늘면서 폐구균 질환 치료가 한계에 봉착할지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항생제 사용을 더욱 줄여야 한다는 의료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폐구균 감염증의 적절한 치료와 함께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폐구균 질환을 관리함에 있어 백신 접종이 가장 중요한 보건정책 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영∙유아들에게 폐구균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이후 새로운 백신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소아∙성인 감염병 전문가들이 모여 항생제 내성 문제를 집중 논의한 국제학술학회(ISAAR)에서는 지난해 도입된 영∙유아용 '10가 폐구균 백신'에 관한 최신 국내 임상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10가 폐구균 백신으로 기초접종을 한 영∙유아에게 추가접종 1회를 한 후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10가지 혈청형 모두에 대해 우수한 면역원성과 내약성을 나타냈다. 이제는 질병의 사전예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후약방문 격인 치료보다는 백신 접종을 통해 급성중이염∙수막염 등의 폐구균 질환의 예방에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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