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청률 '단물' 시청자 '신물'

시청률 '단물' 시청자 '신물'방송사 연예정보프로 남발 “건강한 연예 저널리즘을 표방하고 프로그램을 알차게 만들겠다.” 1년 전 만난 KBS MBC SBS 방송 3사의 연예 정보프로그램 당당 PD와 책임 연출자의 한결 같은 말이었다. 연예인 사생활캐기 '기본' 타사방송내용 도용하기도 그러나 과연 이 말을 믿는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최근 시청자 단체와 시청자의 비난이 집중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연예인 사생활 캐기와 자사 프로그램 홍보의 장으로 전락해 버린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확대와 주말 시간대 이동 편성이다. 시청률 노려 확대·주말편성 "누굴위한 방송인가" 비판 또한 막 나가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내용과 타사 방송 내용까지 도용하는 잘못된 취재·방송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소리가 높다. SBS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55분에 방송중인 ‘한밤의 TV연예’를 8월 9일부터 매주 수요일에도 같은 시간대에 편성해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김혜수의 플러스 유’를 폐지하는 대신 ‘한밤의 TV연예’를 주 2회로 늘리는 것이다. KBS2 TV는 24일부터 실시하는 프로그램 부분 개편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하던 ‘연예가 중계’를 주말 황금 시간대인 토요일 오후 8시50분으로 옮겼다. SBS 관계자는 많은 연예정보를 소화하기 위해 주 2회로 확대 편성했고, KBS관계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예 정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주말 시간대로 옮겼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말은 허울에 불과하다. 가장 큰 목적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시청률이 잘 나오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늘리거나 시간대를 옮겨 더 높은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 20~30%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MBC ‘섹션 TV 연예통신’과 SBS ‘한밤의 TV연예’는 주간 시청률 순위에서 매번 상위 10위 안에 들고 있다. 현재 방송 3사가 방송하는 연예정보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연예인들의 결혼, 이혼, 열애설 등 사생활 캐기다. 또한 자사의 신설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 홍보가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연예인의 광고나 패션 화보 촬영 현장과 영화나 음반의 제작 현장을 무분별하게 보여줘 간접 광고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다양한 연예정보를 다루기 위해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확대 편성하겠다는 SBS를 보자.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토요 스타클럽’ ‘이홍렬 쇼’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연예인을 위한, 연예인에 의한, 연예인의 방송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연예정보 프로그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용이 선정적으로 흐르고 인권침해 우려마저 낳고 있는 취재 관행도 문제다. 최근 KBS2 TV가 ‘연예가 중계’를 통해 방송한 예비 신부 이경민씨의 전화 인터뷰가 대표적인 예. KBS의 이 방송은 MBC가 전날 방송했던 전화 인터뷰를 도용, 부분 편집해 내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시청자를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가. 배국남기자 KNBAE@HK.CO.KR 입력시간 2000/07/19 18:0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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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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