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스쿨 도입 2009년으로 연기에 투자 대학들 '난감'

"준비 다 해놨는데…" 학교간 경쟁과열로 혼란 우려<br>"충실한 준비가능" 긍정 시각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시기가 오는 2009년 3월로 1년 연기됨에 따라 로스쿨 도입을 위해 막대한 투자에 나선 대학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또 로스쿨 도입 연기로 대학간 경쟁이 과열되며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로스쿨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로스쿨 도입 시기가 당초 2008년 3월에서 2009년 3월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2008년 3월 도입을 목표로 로스쿨 개교를 위한 대규모 물적ㆍ인적 투자에 나섰던 대학들은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로스쿨을 위해 신축한 건물이나 새로 채용한 교수들을 1년 더 당초 계획과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스쿨에 대비해 5층 건물을 신설하고 15명의 교수를 채용한 건국대는 신축건물 내 모의법정과 국제회의실을 당분간 강의실 및 세미나실로 개조해 사용하고 신규채용 교수들에게는 학부생 강의를 맡길 계획이다. 김영철 건국대 법대 학장은 “대학별로 사정이 다르겠지만 막대한 투자를 한 로스쿨 도입이 1년 연기됨에 따라 대학 내에서 법대의 입장이 난처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로스쿨을 위해 한참을 달리다 갑자기 멈추니 실망스러운 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도입 연기로 그동안 로스쿨 도입을 추진하지 않던 대학들이 새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조홍석 경북대 법대 학장은 “로스쿨 도입 연기로 이미 2개 대학이 새로 로스쿨을 준비한다는 애기를 들었다”면서 “입학정원이 크게 늘지 않는 가운데 준비 학교만 늘어날 경우 학생들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스쿨 시행 연기를 틈타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대학들이 선정에서 탈락할 경우 책임소재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로스쿨 도입이 1년 연기되면서 보다 내실 있는 준비가 가능해져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대학의 법대 학장은 “시간에 쫓겨 로스쿨 도입을 준비하던 대학들이 1년간 더 충실한 준비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로스쿨을 준비 중인 학생들이 실망은 하겠지만 응시에 제한이 없는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 시기 연기가 제도도입 자체에 대한 정부의 의지 약화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늦어도 올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도록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