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후보시절 언론특보였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연일 노 대통령과 측근들에게 독설을 퍼붓고 있다.유 대변인은 21일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에게 공개 편지를 보내 “노 대통령은 대선 이후 9개월 동안 진실도, 열정도, 성실도, 순수도, 겸손도 모자랐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노 대통령을 배신한 게 아니라 노 대통령이 당과 지지세력을 둘로 쪼개고 배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 회장에게 “눈 먼 말처럼 방울소리만 듣고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면 3김(金) 시대 가신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며 “대통령 곁을 지키는 지혜로운 노인 1명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기명씨는 19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간이 그토록 모질 수 있느냐”며 “유 대변인을 노 후보에게 추천한 사람으로서 후회와 자책으로 가슴이 메어진다”고 유 대변인을 비판했었다. 이씨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 후보 당선의 1등 공신으로, 노 대통령이 `보석`이라고 평했던 유 대변인의 변심에 세상이 허망하다”고 말했었다.
한편 유 대변인은 전날에도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씨에 대해 “음모적이고 권력욕이 강하다”며 “대선 전후로 특보들을 줄세우기하고 일부 의원은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했을 정도”라고 비판했다.
또 서울 관악 을에서 경쟁중인 통합신당 이해찬 의원에 대해서는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다가 광주 경선 이후 선거자금 1,500만원을 안희정씨에게 갖고 올 정도로 변신이 빠른 사람”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투명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로 상대적으로 순수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배성규 기자 veg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