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서번트 리더십'과 직원중시 경영

지난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력한 카리스마의 영웅적인 리더십이 퇴조하고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직원들 위에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직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직원들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려 노력하는 ‘섬기는 리더십’을 말한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기업의 미래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조화와 조정 능력을 발휘하는 일은 기업의 리더인 최고경영자(CEO)가 해야 할 역할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바람직한 서번트 리더십은 직원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일의 보람과 삶의 풍요를 다 같이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은행장에 취임한 이후 ‘직원중시경영’을 핵심 경영 방침으로 삼아 서번트 리더십을 나름대로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제는 주총이나 기업설명회(IR)에서 대주주들과 투자가들에게도 서슴없이 ‘직원중시경영’에 대해 설명해드리고 있다. 은행의 이해관계자는 주주ㆍ고객ㆍ직원ㆍ지역사회로 구성돼 있다. 선진 우량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주주가치 경영과 고객만족 경영을 잘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주주가치경영과 고객만족경영은 직원중시경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내부 고객인 직원들이 만족해야 외부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고, 외부 고객이 만족할 때 비로소 양호한 경영 성과와 높은 수준의 주주가치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먼저 직원들을 파트너로 인정하고 칭찬문화 조성과 펀 경영(fun management)을 통해 직원들의 기를 살려주는 동시에 보람차고 신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매주 거르지 않고 직원들에게 CEO 레터를 보내고 지점을 방문하거나 산행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히려 하고 있다. 잘 못하는 직원을 질책하기보다는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과를 올린 직원을 격려하고 응분의 보상을 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한껏 키우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과 연수 예산을 두 배로 늘렸다. 직원중시경영을 시작한 지도 벌써 한해가 지났다. 서번트 리더십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결국 직원을 내 가족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서번트 리더십을 위한 직원중심경영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직원들이 자유롭게 은행장에게 글을 보낼 수 있도록 마련된 ‘CEO 광장’에 “지금처럼 대구은행에 근무한다는 게 자랑스러운 적이 없다”는 글들을 읽을 때마다 보람과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직원중시경영과 서번트 리더십을 더욱 충실히 실천할 것을 다시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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