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럽이 내년 승부처"… 속도내는 MK 현장경영

시장 판도 점검차 출국… 마케팅·브랜드 전략 메시지 전할 듯<br>신종운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 대동… 러시아·체코공장·獨 총괄법인 방문<br>시장 회복 따라 위기 돌파구 모색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시장 판도 변화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 21일 출국했다. 현지 임직원들에게 내년 유럽 시장 대응을 위한 경영 지침을 내리고 올 것으로도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신종운 현대ㆍ기아차 품질 총괄 부회장, 양웅철 연구개발(R&D) 총괄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을 대동하고 전용기 편으로 유럽으로 떠났다.


정 회장 일행은 가장 먼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을 들른 뒤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차례로 찾아 품질을 점검하고 마지막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총괄법인을 찾아 판매와 마케팅ㆍ브랜드 전략을 챙길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3월 이후 19개월 만인 정 회장의 유럽 방문을 대단히 의미 있는 행보로 보고 있다. 단순한 점검 차원이 아니라 모종의 메시지 전달을 위한 출장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출장에서 정 회장이 마케팅과 브랜드, 제값 받기 등에 대한 경영 지침을 하달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승부가 갈린다고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유럽 시장은 6년 연속 수요 감소를 끝내고 7년 만에 상승 반전(+2.5%ㆍ1,387만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오랜 구조조정을 거친 유럽 업체들의 체력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해 현대ㆍ기아차로서는 불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급성장한 미국의 포드와 일본 업체들도 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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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오히려 공격 경영을 펼친 것이 최근 수년간 유럽에서 급성장한 비결인데 내년에는 환경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기로 인식하고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해야만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이 정의선 현대차 유럽 출장 이후 한달 만에 이뤄진 최고경영진의 유럽 출장이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지난달 정 부회장은 현대차 터키 공장을 찾아 유럽 전용 경차인 'i10'의 양산 품질을 점검한 바 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현지 생산 비중을 각각 90%, 59%까지 끌어올리는 등 현지화를 집중 강화해 기존 강자들의 공세를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는 것도 성장의 관건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각각 3.5%, 2.7%이며 수년 내 이를 5%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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