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아내의 집안일을 거들어 주기 싫어하는 게으른(?) 남편들에게 좋은 핑계거리가 하나 생겼다. 가사 일이 여성들의 유방암을 예방하는데 커다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유명 암(癌) 연구단체인 영국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는 ‘신체활동과 유방암 발병의 위험성’이라는 연구논문에서 집안일을 많이 하는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크게 낮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20~80세의 유럽여성 21만8,169명을 대상으로 6년 4개월간에 걸친 역학조사에 의해 확인됐다. 조사기간 동안 대상자 중 3,423명이 유방암에 걸렸는데, 하루일과 중 가사일의 비중이 높았던 여성들의 경우 폐경기 전에는 29%, 폐경기 후에도 19%나 발병이 적었던 것. 연구팀은 “모든 신체활동을 포함시키면 유방암 발병자와 비 발병자 사이에 별다른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지만 가사활동으로 변수를 제한하자 눈에 띄는 차이가 드러났다”며 “가사활동과 달리 회사업무나 레저 활동은 발병률 저하 효과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집안일의 유방암 예방효과가 확인됐다고는 해도 지금 당장 운동복을 버리고 청소도구를 꺼내드는 성급한 행동은 금물이다. 조사대상 여성 중 주기적으로 왕성한 운동을 즐긴 사례가 많지 않아 집안일과 운동 중에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암연구소의 관계자도 “이번 연구는 운동 강도는 세지만 실행 빈도가 낮은 야외 레저 활동 보다는 집안일과 같은 꾸준한 움직임이 건강에 더 이로울 수도 있음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사실상 지속적인 운동만큼 건강에 좋은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