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산업 재편 '4월大戰' 불붙는다

새 경영진 선정 마무리…시장 쟁탈전 본격화<br>"대형화냐 시장 효율화냐" 氣싸움도 치열할듯

금융위기 이후에도 조(兆)원대의 순이익을 거두며 돈보따리를 거머쥔 금융그룹들이 은행산업 재편을 위한 대회전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의 새 경영진 선정작업이 23~25일을 기점으로 마무리되면서 오는 4월부터는 금융그룹 간 시장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은 하나금융지주가 이르면 다음달까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어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완료할 경우 은행권 지각변동의 서막이 오르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만수 회장과 이팔성 회장이 각각 수장을 맡은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금융시장 재편의 중심축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시장재편의 방향을 '은행 대형화'로 할 것이냐, '시장 효율화'로 갈 것이냐를 두고 금융그룹 간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4일 "(은행 및 저축은행 등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되 그 목적은 대형화가 아닌 금융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이팔성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자산을 현재의 2배인 600조원 수준으로 늘려 세계 30위권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초대형은행(메가뱅크) 설립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은행산업 재편의 빅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산은금융 민영화 방법에 대해 강만수 회장은 다음달부터 구체적인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 경쟁사 수장인 김승유 회장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아우르는 M&A에 대해서는 우리 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견해를 주장해왔다. 금융권은 올 상반기에 '산은금융+수출입은행+알파' 형태의 M&A 청사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플러스 알파의 대상으로는 우리금융이나 기업은행 등이 꼽히고 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대주주인 만큼 정책방향만 잡힌다면 산은금융과의 합병을 고려해볼 수 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데다 국내 수신기반이 넓어 산은과의 궁합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마침 정부도 2ㆍ4분기 중에는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을 발표할 방침이다. 다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메가뱅크론에 대해 다소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이 같은 메가뱅크 짝짓기의 조기실현 가능성은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금융과 산은금융 간 짝짓기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취임 당시 2년간 국내 은행 간 M&A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둔 상태. 어 회장은 대신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과 손잡고 해외법인을 세우거나 자본을 유치하는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역시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내 금융산업 재편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시사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성사 막바지에 무산됐던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 등을 올해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