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회복때까진 '이색 동거' 현상 지속될듯

글로벌 주식·채권 가격 동반 강세 언제까지…<br>저금리로 팽창한 유동성 저평가 자산으로 대이동<br>부동산外 가치 상승 불러<br>'채권 거품' 우려 고조속 "인플레 헤지투자 모색할때"


최근 들어 자산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이상한 동거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저금리로 부푼 유동성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로 몰려들면서 자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실물경기의 회복신호가 확실해질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지난 8월2일 1,782포인트에서 이달 24일 1,846포인트로 3.6%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3조원이 훨씬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국고채 중심의 채권도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여전히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초 3.86%에서 24일 3.44%로 0.42%포인트나 떨어졌고 국고채 5년물 역시 4.42%%에서 3.85%로 내리는 등 수익률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5년 만기 국채(T-Note) 수익률은 같은 기간 1.6338%에서 1.3503%으로 내려가는 등 최근 들어 국채 수익률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에 다우존스지수도 1만674에서 1만860로 오르는 등 뉴욕 증시도 채권시장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상한 동거'의 이유를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서 찾고 있다. 원래 경기가 좋아지면 채권값은 떨어지고 주가는 올라가고, 경기가 나빠지면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나야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인위적으로 통화량 확대정책과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시적으로 왜곡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장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은 수익성을 찾아 헤맬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으로 대이동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금리가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은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베팅하는 이유로 작용했고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됐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는 경기침체의 원인 제공자인 부동산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실물경기가 회복되는 가시적인 모습을 보일 때까지 각국이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고 그런 만큼 채권과 주식 모두 당분간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채권과 주식 가치의 동반 상승은 장기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잘못된 동거"라며 "하지만 주요국의 정책이 경기회복을 위한 저금리로 가면서 유동성에 의한 시장 왜곡이 일어나고 있어 이러한 현상은 실물 부문이 회복되는 확실한 신호가 있을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도 "전세계적인 정책 기조가 금융시장 안정을 통해 실물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경기회복이라는 결과물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통화완화정책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조정 과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저금리가 인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채권에 대한 거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대안투자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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