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일 바둑영웅전] 단명기로 끝나는가

46으로 올라선 것은 흑47을 각오하고 만패불청을 할 요량으로 둔 수였는데 기세좋게 47로 몰아붙인 루이의 태도를 복기 시간에 장주주가 단단히 꾸짖 었다. 참고도의 흑1을 먼저 두었어야 했다는 지적이었다. 그것이면 흑7까지(백6은 4의 왼쪽 이음)의 바꿔치기가 될 터인데 실전의 진행에 비해 흑이 훨씬 유망했을 것이라는 얘기. 조훈현도 루이도 그 얘기에 찬동했다. 실전은 백이 52, 54로 저항하는 수단이 남아 팻감으로서의 파괴력이 반감되었다. 계속해서 백58 이하 66으로 역습하자 하변 흑대마가 졸지에 위태롭게 되었다. 백66이 놓였을 때 검토실에 서봉수9단이 들어섰다. 여기까지의 수순을 확인한 그는 단정적으로 말했다. “단명기가 되겠구먼.” 그 말에 윤기현9단이 대꾸. “잘 안 죽잖아?” “살아도 바둑은 끝이에요.” 장주주9단은 말없이 침통한 표정으로 모니터 화면에 눈을 주고 있었다. (48…45의 오른쪽. 50…45. 53…51의 오른쪽)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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