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보스포럼 '대마불사 기업 추리기' 집중 논의

['금융개혁' 비공개회의]<br>도이체방크 CEO등 '오바마 은행稅' 지지 표명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금융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지만 아직 정부와 대형 은행간에 이견이 많음을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는 평가다.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등 각 국 정부는 제2의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은행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월가 은행들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은 정부의 규제가 소비자이익을 막고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보스 포럼은 31일(이하 현지시간) 폐막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보스포럼 폐막 하루 전인 30일 각국 경제관료와 금융기업 CEO 등은 금융개혁을 주제로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각 국 정부의 집중적인 성토 대상이었던 금융사 CEO들은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대마불사(大馬不死) 기업'을 어떻게 판별할지에 관한 심도있는 토론이 이뤄지는 등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가 끝난 후 요세프 애커만 도이체방크 CEO는 "이번 회의만큼 경제관료와 비즈니스 리더들 간에 알찬 논의가 오간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마불사 문제로 인한 금융계의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금융권이 자금 측면에서 많이 기여해야 한다"고 말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추진 중인'은행세'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바클레이스의 밥 다이아몬드 회장도 이 같은 의견에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향후 한 은행이 쓰러졌을 경우를 대비해 일종의 보험 체계를 마련해둬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한다"며 "금융계도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장들의 잇따른'공감대 발언'이 단순한 대외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이아몬드 회장은 얼마 전만 해도 유럽과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결국 금융권이 앞으로 정부 주도의 금융개혁 조치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서구 금융 관계자들이 금융개혁을 두고 말씨름을 하는 사이, 아시아의 금융인들은 상대적으로 밝은 표정이었다. 토니 탄 싱가포르투자청(GIC) 사장은 "서구의 금융위기로 아시아 금융사들은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잡게 됐다"며 "앞으로 몇 년간 놀라운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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