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감사원 11년째 '캠코 감사직' 독식

송모 前본부장 내정… 5회 연속 감사원 출신<br>'봐주기 감사'등 피감기관과 유착 우려 목소리


감사원이 또다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감사에 낙하산 인사를 보낼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감사원의 캠코 감사직은 5회 연속이자 11년째 독식이다. 공기업 감사 인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감사원의 캠코 감사 독식으로 감사원과 피감기관 간 유착에 대한 우려마저 낳고 있다. 최근 공석이 된 캠코의 신임 감사에 감사원 1급 출신인 송모 전 공직감찰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1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이달 중순 송 전 본부장을 캠코 감사로 임명할 계획이다. 송 전 본부장이 최종 선임되면 감사원 출신들은 캠코 감사 자리를 11년 동안 5번 연속 싹쓸이 하게 된다. 지난 2000년 1월 성업공사가 자산관리공사로 사명을 변경한 후 2001년 강모 감사원 전 기획심의관이 캠코 감사에 오른 후 13년간 감사원의 장기 집권체제가 형성되는 것. 송 전 본부장이 감사에 선임되면 오는 2013년 10월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공기업 감사를 담당하고 있어 감사원 출신이 전문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10년 넘게 독점적으로 피감기관의 감사를 맡는 것은 전관예우에 따른 '봐주기 감사' 등 갖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를 받는 공기업의 감사가 계속 감사원 출신이라면 양측을 독립적으로 떼놓은 취지가 무색하다"며 "후배 감사관들이 제대로 감사를 할지도 걱정스런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감사 자리를 감사원이 독식하는 데 대한 캠코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각이 나온다. 감사원 출신인 유모 전 감사가 임기를 3개월 남겨 놓고 재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전격 사퇴한데다 사임 직전인 7월에 출판기념회까지 열어 캠코 직원들에게 큰 부담을 줬다고 한다. 또 2007년 박모 감사는 감사원 재직시절 캠코가 100억짜리 부실채권을 단돈 100원에 외국투자회사에 넘겨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검찰에 고발 조치까지 했다가 무혐의 판정이 내려진 후 논란 속에서 캠코에 입성했다. 캠코의 한 직원은 "부도덕한 조직으로 매도해놓고 책임은커녕 낙하산을 계속 내려보내는 감사원의 행태에 반발 기류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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