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 서울 소재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 자금사정 전망’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응답자 가운데 지난해보다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이란 응답(38.5%)이 나아질 것이란 응답(13.4%)의 3배에 달했다. 반면 대기업은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이란 응답(31.5%)이 악화될 것이란 응답(18.5%)보다 훨씬 높아 대조를 이뤘다.
특히 은행대출ㆍ회사채 발행 등을 포함한 외부자금 조달 금리는 대기업이 5.0%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6.0%로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0억원을 대출했을 경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1,000만원이나 많은 이자를 내는 셈이다.
금융기관 이용여건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은 ▦대출한도 축소(35.8%) ▦추가 담보요구(28.4%) ▦신규대출 기피(20.9%) 등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응답한 반면 대기업은 88.6%가 지난해와 비슷(62.8%)하거나 좋을 것(25.8%)이라고 답했다.
금융기관 이용시 애로는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절반 이상인 51.7%가 ‘신용대출기피’를 꼽았으며 ‘복잡한 대출서류 구비 요구’(15.5%), ‘과도한 담보요구’(13.7%), ‘대출한도ㆍ상환기간 축소’(11.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용보증기관 이용 경험은 중소기업(68.3%)이 대기업(15.7%)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담보와 신용대출 이용 비율과 관련, 대기업은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이 많다는 응답이 47.2%에 달했으나 중소기업에서는 27.0%에 그쳤다.
손영기 상의 경제조사팀장은 “시중 부동자금이 400조원에 달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올해도 여전히 자금난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경제활성화 대책의 조기 시행과 함께 신용대출 및 신용보증 확대 등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