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틀째 조정 “800선 재진입 진통”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국내 주식을 정력적으로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6일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째 조정을 받으며 전일보다 8.79포인트(1.10%) 떨어진 787.77포인트를 기록, 중기추세선인 지수 20일 이동평균선(780.19포인트)를 위협 받게 됐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상승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 동안 장세를 이끌었던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이틀째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힘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의 불씨는 살아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당분간 800선 재진입을 위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동안 지수가 많이 오른 데다 이날 발표된 10월 소비자기대지수에서 나타났듯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는 것이 부담이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미국 등 해외 모멘텀에 의존해 지수가 상승했다면, 앞으로는 국내 내수경기 회복 여부가 추가 상승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 여력 소진됐나=지칠 줄 모르고 매수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에서 이날 510억원을 순매도했다. 6일만의 순매도다. 외국인의 이 같은 순매도 전환은 미국시장의 약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직 그 규모나 추세로 볼 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는 지적이 많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외국인 매매추세에 대한 변화를 언급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감이 있지만, 최근 타이나 타이완에서 보여준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보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것이 글로벌 유동성에 기반한 `바이 아시아`였다는 점에서 아시아시장 전체에서 외국인 매매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일본ㆍ타이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증시는 미국 증시의 약세와 달러화 약세 효과로 수출주들이 폭락하며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내수 체감경기, 여전히 `썰렁`=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기대지수는 소비자들이 체감하고 있는 내수경기를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그 동안 시장의 주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날 나온 결과는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경기가 소폭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체감경기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것이다. 소비자기대지수는 91.5를 기록, 지난 9월에 비해 소폭 개선됐지만 지난해 10월 97.1을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고유선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안 받쳐 준다면 수출만으로 경기 회복을 이끌어가는데 한계가 있다”며 “현재의 내수소비 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가계 부채 부담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20일 이동평균선 지지여부 주목을=현 장세의 가장 큰 특징은 중장기 상승 추세의 주요 관문인 800선을 돌파하기 위해 투자 주체들 간에 치열한 샅바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개인이 팔자로 대응하고 외국인이 매도하면 개인은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기관 역시 매도기조 속에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사자`와 `팔자`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매매 공방 속에 시가총액 주요 상위 종목과 정보기술(IT) 관련주의 경우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며 조정 양상을 보이는 종목들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내수와 금융주 그리고 자산가치가 부각되는 저가주들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800선은 물론 직전 고점인 805.51포인트(종가기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강력한 상승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시장이 주후반까지는 별다른 이벤트가 없어 현재와 같은 지리한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13일의 옵션만기일도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분석가는 “종합주가지수의 기술적 지지선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80선이 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매매 대상을 줄이고 개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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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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