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20년 매출 5000억·글로벌 톱5 목표

산업용 밸브 60여년 한우물 '피케이밸브'<br>초대형 밸브 기술 보유 연내 코스닥 상장 추진

박헌근 피케이밸브 대표가 2일 경남 창원에 있는 본사 공장에서 제조를 마친 대형 산업용 밸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피케이밸브

2일 경남 창원시에 있는 피케이밸브 본사. 공장 2층의 창고에 들어서자 10만종(3만세트)이 넘는 산업용 밸브의 모형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고객사에서 주문을 받으면 피케이밸브는 이 모형으로 틀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요구사항에 꼭 맞는 맞춤형 밸브를 생산해낸다. 안내를 맡은 박상태 주조팀장은 "(맞춤형 밸브의 경우) 모형제작에만 1~3개월씩 걸리기 때문에 90일 정도에 불과한 납기를 도저히 맞출 수 없다"며 "긴 업력을 바탕으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모형은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피케이밸브는 지난 1946년 설립돼 6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산업용 밸브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매출 1,368억원을 기록하며 꿋꿋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미국, 유럽시장의 침체 속에서 매출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헌근 대표는 "이미 국내에는 경쟁업체가 없을 정도"라며 "EPC(플랜트)업체들이 글로벌 구매를 하다 보니 중국 뉴웨이, 인도 오도코 등 해외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케이밸브의 강점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초대형 밸브까지 제작이 가능한 기술력이다. 지난 2009년 지름 76인치 밸브를 제작하며 세계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인도 다헤즈(Dahej) 석유화학플랜트에 사용될 88인치 밸브 제작에 성공해 기록을 또다시 깨뜨렸다.


그는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거인(세계적 EPC업체)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고 있으며 고객의 주문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2009년에 76인치를 개발할 때 해 본 적이 없어 어려웠지만 그 이후는 더 큰 밸브의 주문을 받더라도 기록갱신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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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톱(top)5 산업용 밸브업체 도약, 2020년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을 위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생산능력을 월 1만2,000개에서 3만개로 2배 이상 늘리고 장기적으로 해외공장과 사무소 운영도 염두에 두고 있다. 기술연구소와 소재연구소를 별도로 운영할 정도로 연구개발(R&D)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수많은 플랜트가 완성돼 가동되고 있는데 향후 반드시 부품교체하는 데만 엄청난 물량이 들어갈 것"이라며 "이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해외 기지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피케이밸브의 주요 고객사는 석유ㆍ화학 플랜트를 제작하는 국내외 EPC업체.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제재가 본격화되는 등 중동 정세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플랜트업계 역시 타격을 입고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원유에서 가스플랜트로 흐름이 옮겨 가면서 서호주, 인도차이나 반도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시장이 워낙 거대하기 때문에 품질, 납기만 제대로 지킨다면 그 안에서 (산업용 밸브) 점유율은 얼마든지 키워나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피케이밸브는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의 배경에 대해 박 대표는 "공개기업으로서 사회에서 평가를 받고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대내외 공표해 회사를 한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업력, 노하우, 꿈을 가지고 회사를 성장시켜 또 다른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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