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천국의 아이들

한켤레 운동화에 얽힌 남매애"울지마, 오빠가 찾아줄께." 난 오늘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 '분홍색 꽃구두 분실사건'자라의 눈물. 오빠의 마음은 아프다. 테헤란 남쪽의 가난한 가정에 살고 있는 초등학생 알리. 엄마의 심부름을 갔다가 금방 수선한 여동생 자라의 구두를 잃어버린다. 하나뿐인 여동생의 한 켤레 뿐인 구두를. 자라는 학교에 뭘 신고 가냐며 눈물을 글썽글썽인다. 집에 새 신발을 살 여유가 없다는 걸 아는 알리는 여동생에게 부탁한다. "울지마. 오빠가 찾아줄게. 그때까지 오빠 운동화를 함께 신자." 결국 알리의 운동화를 같이 신게 된 남매. 오전반인 자라가 수업이 끝나자 마자 달려오면 알리는 그 운동화를 신고 전력질주한다. 어느날 알리는 지각을 하고 교장 선생님께 찍힌다. 사실을 말할 수 없어 이리저리 둘러대며 식은 땀을 흘린다. 자라가 개천에 빠트린 날. 알리는 또 지각을 해 교장 선생님의 진노를 산다. 퇴학의 위기를 맞지만 담임 선생님덕에 간신히 모면한다. 자라 역시 고생은 마찬가지. 오빠가 지각할까 두려워 시험도 푸는 둥 마는 둥 달려오기 바쁘다. 운동화 한 켤레를 나눠 신느라 숨이 턱에 닿도록 골목, 골목을 누비는 남매. "앗 내구두!" 교정에서 자신의 구두를 신은 아이를 목격한 자라는 오빠와 함께 그 애 뒤를 밟는다. 그러나 차마 돌려 달랠 수 없다. 그 소녀의 아버지가 장님이며 자신들보다 더 가난한 집에서 살기때문이다. "3등상 상품이 운동화래. 두고봐. 오빠를 믿어" 며칠후 알리는 전국 어린이 마라톤 대회의 3등상 상품이 운동화라는 사실을 알고 대회에 참가시켜달라고 체육선생님에게 간절히 애원한다. 처음엔 무시했지만 알리의 간청에 테스트를 시켜보는 선생님. 매일매일 골목 달리기로 단련된 알리에게 이쯤은 식은 죽 먹기. 알리의 속도에 놀란 선생님은 그를 학교 대표로 내보낸다. 할리우드의 화려한 특수효과도, 눈에 번득이는 촬영기술은 없는 이 영화의 매력은 자연스럽고 순수한 감동에서 온다. 운동화를 타기위해 1등도 아닌 3등을 해야 하는 오빠. 말끔한 츄리닝과 반짝이는 스파이크로 무장한 어린이들 사이에서 낡은 셔츠와 바지, 다 떨어진 운동화를 신은 알리의 모습은 왜소하고 초라하다. 그러나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알리는 악무는 레이싱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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