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자신의 연임을 청탁하며 3,000만원을 준 것으로 알려진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11일 투신자살했다.
남 전 사장은 이날 오후 12시50분께 서울 한남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400여m 떨어진 곳에서 부인 명의의 레간자 승용차에서 내려 한강에 몸을 던졌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남 전 사장의 인사청탁 사실을 언급한 직후 대우건설 법무팀 신모부장과 변호인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 한남대교 남단에 차를 세워놓을 테니 찾아가라”고 말했다.
남 전사장의 변호인은 남 전사장과의 통화 직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강모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줬고 강 검사가 서울경찰청 112지령실로 신고했다. 경찰은 한남대교 남단에서 남 전 사장 부인 명의의 회색 레간자 승용차를 발견했으며, 경비정 등을 동원, 남 전 사장의 신원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현장에서 남 사장 아들 명의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 1월7일 대우건설을 전격 압수수색한 뒤 이 회사가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이 가운데 30억여원을 정치권에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또 남 전 사장은 자신의 연임을 위해 지난해 8월 건평씨를 직접 만나 인사청탁을 한 뒤 9월에 현금 3,0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6일 남 전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건평 씨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한편, 남 전 사장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남 전 사장의 논현동 자택과 대우건설 본사는 충격 속에서 경찰의 신원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