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에게 국회와의 관계에서 당당하게 처신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노 대통령은 18일 정무수석실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과거처럼 국회를 상대로 개인적 부탁이나 로비를 할 생각을 하지 말라”면서 “당당하고 건전한 관계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최근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 새로운 개념정립을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향후 대국회 관계의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21일 대선자금 공개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여야 영수회담으로 해석하는 것은 틀린 것이며 행정부 수장과 야당 대표와의 회동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언급은 행정부와 국회와의 새 관계 정립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절연이나 당적이탈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며, 한나라당 인사들과의 접촉을 끊겠다는 뜻도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서는 노 대통령이 국회 및 야당 대표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 하고 있으며, 이 같은 계획이 그가 구상하는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배성규 기자 veg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