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원유선물시장은 투기꾼 천국"

AWSJ "헤지펀드등 유가 띄워 막대한 이익챙겨"

석유업체나 항공업체 등이 원유가격 급변에 따른 위험을 줄이도록 하기 위해 도입된 원유선물 거래시장이 헤지펀드 등 투기꾼들의 천국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제원유시장에서 실수요자가 아닌 금융회사나 헤지펀드 등이 대규모 선물 매수에 나서 유가오름세를 부추기면서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있고, 이에 따라 투기꾼들이 더 몰려 유가가 끊임없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4일 보도했다. 부실회계로 파산한 에너지회사 엔론 출신인 존 아놀드는 6억달러규모의 헤지펀드를 설립한 후 원유 및 천연가스 선물거래로 지난 1년동안에만 무려 2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또 석유전문가 분 피켄스도 2개의 헤지펀드를 통해 원유선물거래에 나서 지난 2년동안 5억5,000만달러 남짓을 챙겼다. 헤지펀드 뿐 아니라 투자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경쟁적으로 원유선물거래에 나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씨티그룹이 운영하는 펀드 ‘AAA 캐피털’의 경우 올들어서만 벌써 24%의 수익을 올렸다. 금융회사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주로 에너지 부문의 투자비중이 70%에 이르는 ‘상품 인덱스’를 바탕으로 원유선물거래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는 선물거래로는 양이 차지 않아 현물거래도 손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주말 7억7,500만달러를 투자해 석유회사인 ‘아나다코석유’로부터 4년간 2,4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투기세력의 원유선물 매입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말 현재 헤지펀드 등 비(非) 실수요 거래자들아 롱(선물매입)포지션에서 차지한 비중은 28%로 2002년초의 13%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유가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쇼트(선물매도)포지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서 21%로 줄었다. 이 때문에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투기세력들이 경쟁적으로 선물매도에 나설 경우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자르 라흐만 석유수출국기구(OPEC0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최근의 유가급등에는 투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OPEC는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