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스트에 담긴 사랑 그리워요"

학교앞서 15년 토스트 장사<br>조화순 할머니 별세소식에<br>성대학생들 추모의 물결


"토스트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사랑을 나눠주셨던 분이에요" 성균관대 정문 앞 포장마차에서 15년 동안 토스트를 팔며 학생들과 각별한 우정을 쌓아 온 '토스트 할머니'가 지난 11일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학생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토스트 할머니' 조화순(향년 77세)씨는 평소에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통 토스트의 두 배만한 두툼한 토스트를 공짜로 나눠줬던 인물. 그는 학생들이 모두 손자 손녀 같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다고 한다. 그간 할머니는 매일 오후3시면 리어카를 끌고 학교 앞에 나와 오전5시까지 토스트와 어묵을 팔았다. 특히 지난 해 4월에는 뇌종양에 걸린 딸(37)과 백혈병을 앓고 있는 손녀(11)를 돌보며 어렵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성대생들이 직접 할머니를 도와 토스트를 팔기도 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지난 해 9월 담낭암 판정을 받고 장사를 그만둬야 했다. 조 할머니의 딸은 "암 때문에 병원에 있을 때도 학생들에게 토스트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뛰쳐나가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학생들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현재 성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성대사랑'에는 학생들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홍석원 성대 총학생회장은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뒤 학교 안에서 토스트를 팔아 수익금을 드리려고 하는데 끝까지 안 받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할머니가 부쳐주는 큼지막한 토스트를 먹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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