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表사장 동반퇴진 배경은] 그룹 지원에 소극 희생양 분석도

24일 열린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최태원 SK㈜회장과 구속 수감중인 손길승 SK텔레콤 회장,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등 경영진이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SK텔레콤 경영권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1년말부터 사실상 SK텔레콤을 이끌어온 표 사장이 동반퇴진 제의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지자 표 사장의 향후 거취는 물론 후임 사장 인선에 대해 온갖 추측이 오가고 있다. 일단 SK텔레콤 안팎에서는 표 사장이 불법 대선자금 등에도 관여되지 않았고 경영성과를 크게 인정받아 왔다는 점에서 갑작스런 사의표명은 전혀 뜻밖이라는 표정이다. SK텔레콤 측은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한 퇴진”이라고 밝혔지만 표 사장은 5시간여에 걸친 격론 끝에 혼자 이사회장을 나가버린 것으로 알려져 자의에 의한 사퇴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고종사촌 형인 표 사장이 2002년 분식회계 사태에 휩싸인 SK그룹을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었고 최 회장과의 불화설이 줄곧 제기돼 왔다는 점을 들어 이번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표 사장의 퇴진이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며 사외이사들이 사임을 만류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서는 표 사장의 사의가 번복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표 사장의 사퇴가 이사회에서 결의될 경우 `포스트 표문수`에 거론되는 인물은 3~4명선. 신임 사장 후보로는 전략기획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신배 전무가 가장 유력한 가운데 김대기 전 신세기통신 사장, 김수필 SKC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표 사장의 경기고 후배인 김신배 전무는 신세기통신 합병, KT 지분매각, 하나로통신 경영권 분쟁 등 굵직한 사안들을 주도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데다 내부 신임이 두텁고 적이 없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의 최대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한 하나로통신 윤창번 사장과 처남 매부 사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김대기 사장은 SK그룹 출신으로 통신시장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고 김수필 사장은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시절부터 몸담으며 SK텔레콤 부사장까지 지냈다는 점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SK텔레콤은 공석으로 남게 된 2명의 사내이사를 조만간 추천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등기이사인 김 전무에 더해 신임 사내이사에 누가 추천되느냐가 후임 사장 인선의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어서 3월 12일 주총 전 열릴 이사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문섭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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