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데도 석유수출기구(OPEC) 주요 산유국 장관들이 원유공급이 초과 상태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OPEC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선인 현 수준 보다 다소 오른다 해도 증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미이 석유장관은 17일(현지시간) 아시아 에너지장관 콘퍼런스 참석차 방문한 쿠웨이트시티에서 “시장에 석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다”며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 2월 하루 평균 912만 5,000배럴이었던 것이 3월에는 829만 2,000배럴로 감소했다고”며 감산설을 확인했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사우디가 3월 중 생산량을 줄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광범위하게 제기됐었다.
알 나미이 장관은 “4월 생산량이 3월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는 이유는 시장에 원유가 과잉 공급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모하메드 빈 다헨 알-함릴 석유장관도 이날 시장에 원유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금의 고유가는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OPEC의 한 대표도 “지금 고유가는 공급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6월로 예정된 정례 각료회담에서 OPEC이 증산을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주 골드만삭스가 유가 하락 전망을 내놓으며 하락했지만 15일 발표된 미 경제지표(산업생산 등)가 호조를 보이면서 반등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 대비 1.55달러 뛴 109.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