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계자금 돌아오나

부동산가격 바닥 통과하면 펀드로 자금유입 기대 커져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다지면서 가계여유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기금 등 기관의 자금이 들어오며 2,000선 위로 올라왔다. 부동산 경기가 나아져 매매가가 오르고 전세가가 떨어지면 이로 인해 생기는 가계여유자금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고 이 자금으로 투신이 주식을 사면 증시가 추가로 올라가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0.33%(6.66포인트) 오른 2,022.64포인트에 장을 마치며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10월 이후 지지선인 2,000포인트는 지키는 모습이다. 지수의 하단이 견고한 것은 지난 8월 이후 매도세를 유지했던 투신이 증시에서 매수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9월 이후 4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였던 투신은 이달 8일을 기점으로 다시 국내 증시를 사들이고 있다. 투신은 이날 15억원을 사들인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 3,217억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투신이 매수세를 보이면서 가계자금이 중심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도 일단락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8월 1,432억원, 9월 4조329억원, 10월 3조936억원이 유출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1,12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가계자금이 다시 주식형펀드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아파트가격이 오르고 전세가격이 내리는 부동산경기 개선이 필수라고 평가했다. 부동산가격이 오르지 않더라도 거래가 늘면 부동산에 대한 심리가 개선돼 가계여유자금이 다시 국내 증시로 들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2006년 이후 최고치인 9만281건의 주택매매계약이 체결됐고 수도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4% 늘어난 4만4,059건이 주택매매계약이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산가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열매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실제 시행이 늦어지면서 정책효과는 내년에야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극심한 전세난으로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이 이어져 수도권 매매가격상승이 내년 상반기 이사철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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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제부터 내년까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아닌 가계자금의 증시유입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개인들의 펀드환매도 마무리국면이고 부동산가격도 바닥을 지나고 있고 상당 수준 주가가 오른 후 후행적으로 참여하는 가계의 투자패턴을 볼 때 가계자금의 증시 유입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6개월째 2.5%로 동결 중인 기준금리가 내년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가계자금이 움직일 수 있는 요소다.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 가계자금이 예금으로 빠지지만 조금씩 오를 경우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져 채권가격이 하락하고 위험자산인 주식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준금리가 완만하게 오르면 기존의 채권펀드들이 주식혼합형으로 바뀌면서 수익을 노린다"며 "가계자금은 금리가 오른 후 막바지에 증시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가계자금이 증시로 눈을 돌리더라고 국내 주식형이 아닌 해외지수ㆍ주식ㆍ채권펀드로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경기가 회복되면 일반적으로 가계의 여유자금이 증시로 들어오지만 지난 몇 년간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늘어났다"며 "가계자금이 국내 주식형이 아닌 해외 지수나 주식형펀드 등으로 분산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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