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지준금 이자율 인하 등 유력할 듯

버냉키의 경기부양 카드 뭘까<br>반대 많은 QE3는 채택가능성 낮아<br>내달초 발표 '오바마 부양책'본후<br>20~21일 FOMC서 최종 수위조절

지난주 말 뉴욕 금융시장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다우지수 등 3대 지수는 1.2~2.5% 오른 반면 채권수익률은 10년물이 2.1%대로 떨어지는 등 다시 역사적인 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경기부양과 관련한 버냉키의 메시지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다. 또 오는 9월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버냉키 의장이 구체적인 통화정책 결정을 9월로 미룬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FRB가 취할 통화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추가 완화정책에 대한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금 20년 만에 최대인 FRB 내부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미국 경제상황 추이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 상무부는 버냉키의 연설 90분 전에 미국의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 1.3%보다 낮은 1.0%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미국경제의 흐름을 보다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본 지진의 영향 등 일시적 요인들이 사라지는 6~7월의 지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FRB가 9월 말에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알려진 대로 ▦다시 한번 수천억달러를 투입해 미 국채를 사들이는 3차 양적완화(QE3) ▦현재 FRB가 보유한 단기채권을 팔고 상환기간이 긴 채권으로 바꾸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은행들이 대출에 적극 나서도록 현재 0.25%인 초과지급준비금의 이자율을 낮추는 방안 등이다. 시장 일부에서 기대하는 3차 양적완화는 수천억달러를 투입해 미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장기금리를 낮춰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고 주택모기지 대출자 등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는 FRB 내외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텍사스주지사로 유력한 공화당 대선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릭 페리가 "더 이상의 달러 풀기는 반역'이라고 몰아붙일 정도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FRB 내외부의 반대가 많은 QE3 카드 대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유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QE3의 가능성도 있다는 다소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다음달 노동절(5일) 이전에 발표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도 변수다. 여기에는 학교 및 상업용 건물의 에너지 생력화 작업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공모기지대출 금리를 일괄 연장하는 방안 등 과감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대책을 지켜본 뒤 FRB가 통화정책의 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정적자 축소를 둘러싼 워싱턴의 당파적 정쟁으로 재정정책의 여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미 경제의 회복세를 되돌려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버트 밀러 AIG 회장은 버냉키의 연설이 끝난 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미 금리를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금리가 아니다. 투자 문제는 경기에 대한 우려와 재정정책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공황에 대한 최고 전문가인 버냉키 의장 역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손발이 맞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례적으로 미 행정부와 의회를 향해 재정적자 이슈에 함몰된 나머지 정부 지출 감축 등을 서두를 경우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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