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오픈프라이스 유통혁명] 3. 알뜰쇼핑 요령

유통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상품판매가격을 표시하는 오픈프라이스제의 본격 도입이후 소비자들에게 요구되는 최상의 덕목은 이같은 속담대로 부지런함이다. 바삐 움직여야 값싸고 질좋은 제품을 먼저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권장소비자가격(권소가) 표시금지와 오픈프라이스제 실시는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그동안 폐단으로 지적돼온 거품가격이 사라져 소비자들은 투명한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됐다. 경쟁적인 가격인하로 소비자들은 살림살이에 혜택을 볼 가능성도 높다. 로스리더(미끼)상품 대상의 확대도 소비자들로서는 즐거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오픈프라이스제 시행이후 소비자들은 스스로 수많이 쏟아지는 쇼핑정보들을 거르고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야 하는데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제품가격을 별로 의식하지 않았다. 유통업체가 제시한 가격만을 판단기준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수동적인 입장에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고문을 지냈으며 LG유통에 컨설팅을 한 경험이 있는 일본의 유통전문가 스즈키(鈴木) 씨는 『주부고객이 기억하는 상품가격은 10가지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유통이 지난 1월 자사가 운영하는 전국 60개 슈퍼마켓 이용 주부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가격인지도가 높은 이천쌀(20㎏)의 경우도 값을 정확히 알고 있는 주부는 10명중 다섯명이 채 되지 않았다. 대중적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농심 새우깡(1봉지)과 서울우유(1ℓ)의 값조차 제대로 맞춘 주부가 2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오픈프라이스제 실시 이후 소비자는 이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제품가격에 관한 한 박사가 되야 한다. 할인점 E마트 마케팅팀 음형관(陰炯寬) 부장은 『비교의 기준가격이 되는 권소가 등을 표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는 모든 개별상품의 단위와 가격을 유통업태별로 기억하는 수고를 거쳐야만 제대로 쇼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앞으로 알뜰구매를 위해 다리 품을 팔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쇼핑할 때는 유통업체별 전단광고지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각 매장에 나와 있는 상품의 모델과 가격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전화를 직접 걸거나 인터넷쇼핑몰에서 가격을 확인한 후 쇼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1일부터 자체 홈페이지(HTT//WWW.CPB.OR.KR)를 통해 공공요금을 포함한 주요 상품 및 서비스의 실시간 시장가격 변동정보를 포탈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포탈서비스는 정보제공자가 제공하고자 하는 모든 정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류·제시하는 것이다. 또 초특가 또는 기획상품 등 행사상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격경쟁이 격화되면 유통업체들은 싸다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기 위해 특정품목 위주로 로스리더 또는 가격파괴상품을 부각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제조 및 유통업체들이 가격낮추기에 몰두, 상품의 품질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소비자는 가격과 함께 품질을 눈여겨보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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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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