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中 은행산업 '바람앞 등불'

러, 소형銀 연쇄도산여파 대형銀 대량인출사태로 번져<br>中, 여신 40%가 부실…S&P "세계서 가장 취약" 지적

사회주의 종주국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은행들이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연쇄도산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중국은행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소규모 은행들이 잇따라 파산하고 당국으로부터 면허취소를 당하는 등 신용위기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소형은행들의 이 같은 위기는 결국 대형 은행으로까지 번져 러시아 최대은행인 알파은행은 예금인출 파동을 막기 위해 8일(현지시간)부터 예금인출자에 대해 10%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알파은행은 “인출 수수료부과는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대량인출사태를 막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은행산업이 신용위기를 맞게 된 것은 지난 5월 중앙은행이 자금세탁법 위반혐의로 소드비즈니스은행의 면허를 취소하면서부터 촉발됐다. 이에 따라 소드비즈니스은행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들이 연쇄적인 자금난에 봉착했고, 크레딧트러스트는 지난 6월1일 만기자금을 결제하지 못해 결국 파산했다. 잇단 면허취소와 파산 등으로 은행간 자금거래는 거의 중단됐고, 은행간 대출금리도 지난 6월초 2~3%에서 최근에는 20%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금융위기는 전면적인 경제위기로까지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가 은행의 인수합병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급준비율인하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 & 푸어스의 스콧 버지 이사는 “상당수 러시아 은행들이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지만 지난 98년과 같은 금융위기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은행산업도 러시아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지는 않았지만 경제적 충격에 아주 취약한 실정이다. S&P는 이날 ‘2004년 전세계 금융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은행부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S&P는 “지난 2003년말 현재 중국은행의 여신 가운데 40%는 부실여신”이라며 “올들어 무수익여신의 비중이 줄고 있긴 하지만 대출이 증가하면 무수익여신도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S&P에 따르면 중국의 은행들이 무수익 여신을 상각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6,500억달러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S&P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8%로 전년의 9%보다는 소폭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보다 3등급 높은 BBB+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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