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하이쎌은 지난 5일 장 마감 공시를 통해 24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차입금 상환 및 시설자금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3,000만주.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68.4%에 달하는 물량 폭탄이다.
기습 공시가 나간 이후 하이쎌의 주가는 연일 고꾸라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1,420원에 장을 마감한 하이쎌은 유상증자 공시 이후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며 1,030원까지 고꾸라졌다.
느닷없는 유상증자 소식에 소액 주주들은 그야말로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13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대량의 신주가 발행돼 주주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소액 주주는 "회사 측은 매번 자신들의 경영상 책임을 소액 주주들에게 떠밀고 있다"며 "주주운동 컨설팅 업체인 네비스탁을 통해 유상증자 철회를 위한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소액 주주들은 네비스탁 주주경영위원회를 통해 각자의 지분을 네비스탁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세력을 결집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기준 소액 주주들이 네비스탁 주주경영위원회로 위임한 주식 수를 합하면 지분율이 4.53%에 달한다. 하이쎌 최대주주 지분율이 6.97%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이쎌 측은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인쇄전자 사업 부문이 기존의 샘플(시제품) 생산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제품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며 "이번 유상증자 자금으로 인쇄전자 사업 부문의 양산시설을 구축하면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주주들이 제기하는 유상증자 후 무상감자 시나리오는 말이 되지 않는다"며 "조달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총 차입금 규모는 4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며 지난 6월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인수한 글로벌텍스프리의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55억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흑자전환에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