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업계 '새판짜기'빅뱅 오나

"대형화 못하면 도태" 지성·지평 합병계기 4~5곳 M&A논의 재점화


국내 10위권의 법무법인 지성과 지평의 합병을 계기로 로펌들의 몸집불리기 경쟁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현재 합병을 논의중이거나 검토중인 로펌만 4~5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다. 이에 따라 로펌업계의 새판짜기를 통한 빅뱅이 휘몰아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고 있다. 26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현재 S로펌, B로펌, K로펌, D로펌 등 4~5개 로펌들이 내부적으로 합병을 논의하거나 파트너 물색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합병에 관심을 갖는 로펌이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폭넓게 걸쳐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합병논의 진척이 상대적으로 빠른 D로펌은 독특하게 1대1 합병이 아닌, 1대2~3의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D로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2~3개 로펌과 합병 얘기를 주고 받는 상황”이라며 “2~3개 로펌과 동시에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합병시기에 대해서는 못박기 어렵다”며 다소 변수가 있음을 시사했다. K로펌은 올해 안에 20여명 규모의 M&A 전문 로펌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K로펌 대표변호사는 “올해 안에 M&A를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로펌을 합병할 계획”이라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20여명 이상의 추가 충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로펌은 이를 통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복안이다. M&A를 통해 대형화 전략을 추구해 온 S로펌은 지난 해 J로펌과의 합병이 결렬됐지만, 새로운 합병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문호를 개방해 놓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로펌 관계자는 “서로 중복되지 않는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로펌이 있으면 언제든지 합병할 수 있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S로펌 대표변호사 역시 올 M&A 계획을 묻는 질문에 “(계획이) 있다. (M&A는) 항상 열려 있다”며 합병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S로펌은 2012년까지 변호사수 300명을 목표로 매년 대규모 충원에 나서는 등 외형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M&A분야에서 국내 부동의 1위인 김앤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B로펌 역시 J로펌과의 합병이 무산됨에 따라 또 다른 중형 로펌과의 합병을 물색중이다. B로펌 대표변호사는 “조직문화가 비슷한 작은 규모의 로펌을 인수하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로펌들이 이처럼 합병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시장개방에 대비해 몸집을 불려놓지 않으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로펌의 한 관계자는 “시장개방과 함께 국내에 진출하는 미국계 대형로펌과 제휴하려면 적어도 변호사수가 150명은 넘어야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다”며 “로펌의 몸집 불리기는 시장개방 이후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정분야의 전문로펌 보다는 모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종합병원식 로펌이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몸집불리기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로펌들의 합병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올해 안에 변호사 100명 이상의 대형 로펌이 추가로 2~3개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때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자랑하던 대형 로펌도 이제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여야 하는 대격변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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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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