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차 1,000만대 시대/업체별 해외진출 전략

◎생산서 판매까지 현지화로 승부/현대­인·인니등 신흥시장 공략후 미·EU진출/기아­인니 국민차사업 미등 견제제치고 호조/대우­동구서 강세… 2000년 해외서 연150만대/아시아­창사 첫 해외 브라질공장 착공 큰 기대/쌍용­무쏘, 아주등서 고가판매 국산차 ‘성가’/삼성­“2000년까지 수출비율 55%” 정부와 약속「국내서 안되면 해외로 뚫겠다.」 국내에 자동차가 1천만대나 굴러다니는 상황에 임박해 자동차업체들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국내서 만든 차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 현지공장을 지어 통상장벽에도 대처하고 이를 또 제3국에 수출하자는 「포스트 1천만대시대」을 앞두고 준비해둔 새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상호주의를 앞세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통상압력과 WTO제소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제동 등 넘어야 할 산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대 기아 대우 아시아 쌍룡 현대정공 삼성 등은 그러나 살길은 이제 외국밖에 없다며 해외로 해외로 몰려가고 있다. 해외현지공장 진출현황과 기본전략, 수출전략 등을 알아본다.【편집자주】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규)는 현재 인도(98년 10월 생산시작·연산 12만대), 인도네시아(99년 6월·5만대), 베트남(99년 1월·2만대), 말레이지아(98년 7월·2만대), 브라질(99년 10월·4만대)에 현지공장을 건설중이다. 연산 5만대의 터키공장은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현재 건설했거나 건설중인 해외공장의 생산규모는 26만대. 국내생산규모(1백75만대)에 비해 아직 미미하지만 신중하게 해외전략거점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공장 진출의 기본 전략은 1단계로 신흥시장을 공략한 뒤 미국 유럽 등에 해외거점을 갖추는 것』이라는게 전성원부회장의 설명이다. 현대는 이같은 현지공장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를 커버하고 지역특성에 맞게 현지에 판매를 전담하는 지사를 설립, 본사와 지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야심이다. 특히 필요한 경우 스포츠카 전문 메이커나 자동차전문연구소, 부품메이커를 과감하게 인수해 단기간내에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로 부상한다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국내서 제작한 자동차의 수출목표는 65만대. 89년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연산 10만대 규모의 캐나다 부르몽공장 실패로 아직도 현지거점 진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국내 최대메이커가 해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기아자동차 등록대수 1천만대 돌파 당일인 지난 15일 공교롭게도 부도방지예방 업체로 지정된 기아자동차(대표 김영귀)의 올해 수출목표는 41만대. 이를 2001년까지 2배 늘어난 80만대로 유지, 해외사업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지공장 체제는 현재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98년 5월· 5만대)과 러시아(97년6월·5만대) 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거점구축단계에 들어간 상태. 오는 2000년에는 연산 50만대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국민차 사업은 미국 유럽연합등 자동차 선진국의 견제를 물리쳤다는 점에서 국내자동차 업체의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기아는 이공장 생산규모를 오는 2000년까지 1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러시아공장은 지난달부터 가동에 들어가 빠른 시일내에 생산규모를 5만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대만, 필리핀, 독일, 이란, 베트남, 파키스탄, 베네주엘라 등 8개국에서 연산 2∼3만대씩 생산하고 있는 KD(현지부품조립생산)공장수도 2000년에는 20개국, 35만대까지 늘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해외현지공장 구축에 가장 먼저 뛰어들며 세계경영을 주창해온 대우자동차(회장 김태구)는 2000년까지 국내에 1백만대, 해외에 1백50만대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내수 3위업체인 대우가 해외시장거점 구축에 있어서 타사를 압도하는 것은 이같은 계획때문. 대우는 단순한 해외시장 진출개념에서 벗어나 모든 경영활동을 철저히 현지화하는데 세계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산 및 판매, 부품구매는 물론 문화까지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것이다. 대우가 폴란드FSO공장을 인수 후 현지 프로축구팀인 「레기아」를 인수, 대우 유니폼을 입힌 것도 대우의 치밀함을 엿보게 한다. 대우는 현지에서 생산한 물량은 현지판매를 원칙으로 하되 제3국으로의 우회수출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우즈베키스탄, 루마니아 등에서는 제3국 수출을 개시했다. 지난해 대우가 국내서 만들어 해외에 내보낸 자동차는 47만1천대(KD포함). 올해는 65만대로 수출물량을 늘려잡았다. 오는 97년말부터는 현대-기아에 이어 국내업체로는 3번째로 선진자동차업체들의 각축장인 미국에도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7천8백40명(97년 기준)인 해외판매인력도 2000년까지 1만5천명으로 2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시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는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잡고 사명에 걸맞지 않게 「세계속의 아시아」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이를통해 올해 수출 5억달러 달성에 도전하고 2000년까지 수출 5만대, 해외현지공장 10만대 등 해외도로에서만 15만대를 아시아차가 질주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아시아가 올해를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은 것은 창사이래 첫 해외공장인 브라질공장(연산 6만대)이 착공에 들어가 오는 99년 10월부터 첫 차를 뽑아내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이공장 생산규모를 2000년까지 10만대로 늘려 인근 멕시코, 브루나이, 파라과이 등 중남미공동경제구역(MERCOSUR)을 집중공략하기로 했다. 이를위해 현재 22개국의 딜러를 32개국가로 늘린다. 아시아가 브라질에 이어 제2의 생산거점으로 눈독을 들이는 곳은 중국. 중국은 트럭을 버스로 개조해 사용하기도 하는데다 잠재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거대 중국대륙을 5개권역으로 나눠 판매를 추진한 뒤 궁극적으로 현지공장체제를 갖춘다는 계산이다. □쌍용자동차 아직 해외에 현지공장을 갖추지 못했다. 필리핀(연산 6백50대), 말레이지아(3천대), 인도네시아(3천대), 태국(3천대), 이집트(1000대), 요르단(1천대) 등지에 KD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정도. 쌍용은 당분간 국내서 만들어 해외시장에 비싸게 파는 「고급화」에 수출 및 해외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무쏘와 코란도는 현재 국내 해외수출차중 가장 비싼 가격인 대당 각각 2만5천달러와 2만달러(선적가격 기준)로 해외로 나가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차=싸구려차라는 이미지 개선에 기여한 쌍용차는 현재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에서는 왕족 및 대통령의 소장품으로 팔릴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쌍용측의 설명이다. 지난 95년 지사를 설립한 독일시장의 2000년 판매목표는 1만대. 이정도 규모는 독일 지프형차시장의 10%정도에 달한다. 올해에는 이탈리아에도 지사를 설립한다.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그리고 동구권도 쌍용의 타깃이다. 아프리카의 경우 98년 6천대에서 2000년에는 9천대로 물량을 늘리고 동남아의 경우 기존 KD공장을 증설해 나가고 중국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 쌍용의 수출은 94년 7천8백2대에 머물다 95년 1만4천6백66대, 96년 2만3천6백54대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4만6천대가 목표다. □삼성자동차 지난 95년 창립돼 부산신호공단에서 내년 3월부터 그룹창립이래 첫 승용차인 「KPQ」(프로젝트명)를 뽑아낼 삼성은 현재로선 수출과 해외공장체제는 꿈도 꾸지 못한채 첫차 품질과 공장완공에 전력을 기울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삼성의 해외거점 및 수출전략에 대해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 94년 승용차사업 진출시 승용차생산 첫해인 내년 수출비율을 30%, 2000년에는 40%, 2002년에는 55%로 끌어올리기로 정부와 약속을 하고 각서까지 쓴 상태여서 최근 삼성의 가장 큰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동남아, 중동 등 상대적으로 자동차수준이 낮은 지역에 대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삼성자동차 관계자는 『현재 기술수준으로 미국과 유럽에 들어가는 것을 꿈이나 꿀 수 있겠느냐』며 『상대적으로 자동차기술수준이나 문화가 낮은 지역에 대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대정공 갤로퍼와 싼타모를 내놓고 레저용차(RV) 전문업체를 꿈꾸는 현대정공(대표 박정인)의 해외수출 및 현지생산거점 전략은 아직은 스터디 단계. 기술제휴업체인 일본 미쓰비시가 수출제한조건을 달고 있어 그동안 내수시장 관리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현대정공이 첫 수출에 들어간 것은 지난 94년 하반기 중국에 첫 갤로퍼를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그러나 현대정공은 갤로퍼가 95년 5천여대, 지난해 4천여대가 수출돼 해외시장에서 예상외로 호평을 받자 올해 수출목표를 1만대로 늘려잡고 의욕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남미와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물건을 더보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는게 현대정공측의 설명이다. 연말께는 자동차선진국인 서유럽시장에도 진출한다. 그러나 현대정공은 독자개발해 오는 99년께 발표할 예정인 갤로퍼 후속모델과 싼타모 후속모델이 나오는 시점에 맞춰 해외현지공장 진출을 구상하며 현재 본격적인 스터디에 들어간 상태다. 중국시장은 현대정공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곳이다.<정승량 기자>

관련기사



정승량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