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발지를 가다 (3) 파주 교하
310번 지방도를 타고 일산신도시에서 파주 시(市)경계로 들어서자마자 도로 좌우측에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는 아파트 공사현장이 눈에 띈다. 거리로 따지자면 채 2㎞가 못되는 곳이다. 도로변에는 곳곳에 가건물로 지어진 부동산중개업소들이 3~4개씩 몰려 있다.
바로 파주시 교하면 야당ㆍ와동리다. 총 91만5,000평이 운정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돼 1만7,200여가구의 아파트ㆍ단독주택 등이 새로 들어설 곳이다.
"택지 개발이 이곳 주민들에게는 별로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이미 곳곳에 아파트 가 들어서고 있어 언젠가는 택지개발이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곳이었으니까요"
야당리 주민 김준식씨의 말이다.
◇뜨거운 개발열기
현재 운정지구 주변에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는 줄잡아 7,000여가구. 월드건설ㆍ현대산업개발ㆍ벽산건설ㆍ동문건설 등이 운정지구 바로 옆 준농림지에 잇따라 아파트를 건립중이다.
이들 아파트는 오는 4월 월드1차 1,507가구를 시작으로 연내에 잇따라 완공돼 입주자를 맞을 예정이다. 운정지구와 합치면 총 2만7,000여가구의 매머드급 아파트촌을 형성하게 된다.
지구지정을 계기로 이 일대 부동산가격은 연초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지구 주변 아파트 분양권 가격. 오는 5월 입주예정인 현대아파트 32평형의 경우 한때 분양가보다 700만~800만원 낮은 가격에도 수요자가 없었으나 지금은 분양가 수준으로 가격을 회복했다.
특히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입주시점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주변 땅들도 값이 오를대로 올라있다. 310번 지방도로변의 야당ㆍ와동리 일대 준농림지는 평당 200만원선에도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와동리 신동아부동산의 손배길(孫培吉)사장은 "운정지구 주변 땅들은 이미 대부분 대형 주택업체들이 사업부지로 확보한 상태여서 거래가 가능한 땅들이 많지 않다"며 "매물이 귀한데다 수요자들은 많아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지역 토지거래 전망을 밝게 하는 또다른 요인은 인근 교하지구의 토지보상. 사업주체인 토지공사측이 빠르면 상반기중 총 60만여평에 대한 보상작업에 나설 경우 수백억원의 자금이 주변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간 격차 커
운정삼거리를 지나면 전혀 다른 풍경을 접하게 된다. 도로 주변에는 중ㆍ소규모 공장들만 늘어서 있을뿐 이렇다할 개발의 열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 여느 시골길을 오가는 느낌이 들뿐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파주시청이 자리잡고 있는 금촌동까지 계속 이어진다.
땅값 역시 평당 100만~120만원선으로 야당ㆍ와동리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며 수요 역시 많지 않다. 이따금씩 거래되는 것들도 대부분 공장용 부지들일 뿐이다.
주변 중개업소들 역시 일산신도시와의 거리감 때문에 당분간 개발 범위가 금촌동까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통망 확보 시급하다
교하면 일대의 투자가치는 서울과의 접근교통망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310번 지방도중 일산~운정삼거리 구간이 왕복 4차선으로 확장되긴 했지만 택지개발에 따른 엄청난 인구유입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로 가려면 일산신도시를 거쳐 자유로를 이용하거나 구파발로 연결되는 310번 지방도가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심각한 수도권 서북부 교통난을 가중시킬 우려가 높다. 다만 현재 복선전철화 공사가 진행중인 경의선 운정역이 지척이어서 어느 정도 교통량 분산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주=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