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 양국간 '협력 틀' 구체화

■ 한-중 경제장관회의韓, IT.원전합작-은행 위안화 취급확대 요청 중국 경제의 잠재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이달 중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게 되면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2일 열린 한중경제장관회의는 회담의 특성상 딱 부러진 답을 얻기는 어렵지만 양국간 협력의 틀을 구축하고 구체화시켰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최근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각 기업마다 중국행 러시를 이루는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을 받는 회의였다. ◆ CDMA 등 정보통신 협력 중국은 올해 말 약 1,700만∼2,000만회선, 오는 2004년까지 총 6,000만회선 규모의 CDMA망 구축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시스템ㆍ단말기 등을 합친 총시장 규모는 약 400억달러다. 올말 2,000만회선 규모의 2차 입찰을 실시할 예정인 중국연통은 최소 비용으로 기술이전, 서비스 향상 등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 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시도 이동통신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중 이동통신 창업지원 펀드 조성을 협의 중이다. 우리측은 CDMA 장비(시스템)에 대해 연말 또는 내년 초 2차 입찰에서 LG전자의 신규참여는 물론, 삼성전자의 참여지역 확대를 바라고 있다. IT 분야는 영업지역 제한이 단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므로 양국간 핵심 칩 공동개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공동표준화 협력, 중소기업간 합작사업 등 중국 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 은행과 보험사 영업확대 중국에 우리나라의 12개 은행이 진출해 있지만 이 가운데 산업은행과 한빛은행 상하이 지점만 지난해 3월 위앤화 영업허가를 받았다. 위앤화 영업이 허가되는 경우 한국계 투자기업의 위앤화 조달 원활화, 위앤화를 통한 신용장 (L/C) 거래 가능, 외환거래 수수료 이익 등의 효과가 있다. 위앤화 영업허가를 받으려면 개점 후 3년 이후, 최근 2년 연속 흑자, 외환대출 평잔 1억5,000만달러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보험사로는 삼성화재ㆍLG화재ㆍ현대해상ㆍ제일화재ㆍ삼성생명ㆍ대한재보험 등 6개사가 중국에 진출했으나 삼성화재 상하이 지점만 영업인가를 취득했고 나머지는 주재사무소 형태다. 우리 정부는 한국 금융기관의 위앤화 영업허가 및 한국 보험사의 영업인가 취득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측에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 원전건설ㆍ자동차 중국 정부는 2005년까지 100만㎾급 원전 2∼4기를 건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원전 건설은 주력 노형(爐型)을 선정해 원전의 표준화 및 국산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한다는 것이 중국의 계획이다. 우리측은 중국의 신규원전 건설 사업이 국제경쟁입찰로 추진돼 기술성ㆍ경제성이 우수한 국내 원전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협조를 희망하고 있다. 완성차에 대해서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애써왔으나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자동차 생산허가를 얻지 못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방정부 승인 하에 운영되고 있는 '강소현대기아열달기차유한공사'에 대한 중앙정부의 자동차 생산허가 획득을 희망하고 있고 97년 이후 추진돼온 대우차 및 중국 장춘제일기차간의 완성차 협력사업은 대우차 부도 이후 중단 상태로 대우차는 GM에 매각이 완료된 후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측은 양국의 승용차 합작사업시 한국의 첨단 생산기술 이전, 저가의 자동차 양산, 고용창출ㆍ지역경제활성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과제 이번 회담에서 중국측은 우리측에 무역역조의 시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해 50억달러 내외의 무역역조가 계속되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측의 통상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이르쿠츠크 가스전에 대해서는 중국측이 러시아와 계속 대립하고 있어 사업전망을 어둡게 한다. 따라서 정부는 중국과의 통상마찰 요인을 사전에 해소하고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선언적인 협조약속만 한 완성차, 원전건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등에 대해 후속 실무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들을 얻어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온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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