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채 죽어간 한 정신박약 청소년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9일 오전 대구시 중구의 한 초등학교 텃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심모(15)군.
4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10평도 안 되는 영세민 아파트에서 어렵게 살아오던 심군은 최근 어머니마저 카드 빚 때문에 가출하고 몇 안 되는 살림살이에 법원의 압류딱지까지 붙자 수돗물 등으로 허기를 때우며 고단한 삶을 버텨왔다.
그러나 심군의 사정을 아는 동네 불량배들이 자신들의 소굴로 이용하려고 심군을 위협해 집에서 내 쫓았고 이후 심 군은 대구시내 곳곳을 돌며 내다 버린 음식 등으로 배를 채워왔다.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도 한 초등학교 뒤편 텃밭을 찾아 채 여물지도 않은 옥수수를 꺾어 익히지도 않은 채 먹었다.
숨진 심군의 입속에는 씹다 만 생옥수수가 가득 차 있어 현장을 확인하던 경찰관 등 관계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김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