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스마트+생체인증'경쟁 뜨겁다

스마트기기 '탑재 필수'기술로 지문·홍채 등 기술 상용화 가속

금융·상거래분야서 활용도 활발

5년 뒤 150억 달러 시장 전망

생체정보 유출 불안 불식이 관건




#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플린트센터 연단에 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6를 들고 "완전히 새로운 결제방식을 만들었다"며 "얼마나 빠르고 쉬운지 보여주겠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커다란 화면에는 아이폰6의 홈버튼에 손가락을 올리고 태그에 대자 "삐"하는 소리가 나는 장면이 보였다. 그러자 팀 쿡은 "끝이다"라고 말했다. 가장 짧게 말하고 가장 많은 박수를 받는 순간이었다.

애플이 지문인식을 활용한 터치ID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자 잠잠하던 생체인증 기술과 관련 시장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지문인식 등 생체인증 기술이 새롭지는 않지만 불씨는 살아 있었다. 이번에 애플이 기름을 부으면서 다시 불 붙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한발 앞서 갤럭시 S5와 갤럭시 노트4의 지문인식 센서를 이용해 미국 등 25개국에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 IT 전문가는 "지문인식 기술이 모바일 결제와 만나면 폭발력이 크다"며 "스마트 기기에 생체인증이 확산되면서 '내 몸이 나를 인증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확신했다.

지문이나 홍채, 얼굴 등 사람 몸의 일부분으로 진짜 주인을 확인하는 생체인식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은 일찌감치 생체 인식 기술을 도입했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기술적용을 추진하는 등 생체인식을 활용하는 분야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문이나 홍채로 본인을 확인한 후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사고, 센서가 정맥을 읽어 기계를 작동하는 등의 일이 조만간 일상화될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체인식기술에 대한 개발과 상용화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입관리나 범죄자 관리, 신분증 등 기존 활용 분야 이외에 모바일 뱅킹이나 전자상거래 등 보안과 정확도가 중요한 분야에서도 생체인식을 차세대 인증 수단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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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생체인식과 관련해 기술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신체 부위는 홍채와 얼굴, 정맥과 지문이다. 각각의 장단점도 뚜렷하다. 홍채는 기존 얼굴 인식보다 4배, 지문 인식보다 6배 높다. 측정 가능한 식별 특징이 약 266개로 가장 많기 때문이다. 도용 가능성도 낮다. 문제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과 눈을 단말기에 가까이 들이대야 한다는 점이다.

얼굴은 센서에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어 거부감이 덜하다. 인식 정확도가 떨어졌는데, 최근에는 안경이나 모자를 쓰거나 쌍둥이도 분별하는 수준까지 왔다. 지문은 인식 정확도는 높지만, 상처 등 손의 변형에 영향을 받는다. 정맥은 사람마다 그 생김새가 다르다는 게 큰 장점이다.

최근 들어 생체인식 기술개발과 상용화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전자나 애플과 같은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애플이 아이폰5S에 터치ID를 탑재한 후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상거래 업체, 알리안츠·AIG 등 금융권도 터치ID 개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12년 홍채인식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스마트 기기의 확산이 생체 인식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된 셈이다.

시장 규모 역시 가파른 성장세다. 글로벌 연구조사 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생체인식시장이 올해 74억 달러에서 5년 후인 2019년에 146억 달러로 두 배 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14%를 웃도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계산이다. 허정욱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생체인식기술은 제조사에게는 제품 차별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서비스업자들에게는 보안과 인증기능을 강화할 솔루션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생체정보 활용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지문과 홍채 정보 등이 본인을 정확하게 인증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킹 등으로 인해 정보가 유출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 역시 상당히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생체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허 연구원은 "개인의 생체정보를 보안에 강한 클라우드 서버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쓰는 형태 등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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