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내실을 최우선시하는 경영풍토가 확산되면서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상반기 경영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기업들의 정보기술(IT) 투자 부진으로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소폭 신장에 그쳤지만 상당수 업체들의 순익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SDS는 상반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7,7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상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25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그룹의 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SK C&C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6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1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배나 급증했다.
창사 이래 최고의 상반기 실적으로 기록한 회사도 있다. 신세계I&C의 경우 순매출 81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612억원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55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내실 위주의 경영을 펼친 동양시스템즈 역시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458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경상이익은 지난해 10억6,000만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70%나 늘어났다.
LG CNS도 잠정 실적 집계결과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정보기술 역시 상반기중 매출과 경상이익이 각각 10%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대우정보시스템의 경우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7% 상승한 1,100억원, 영업이익 역시 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1.0%포인트 상승했다.
물론 이처럼 개선된 실적이라도 SI업계의 매출대비 이익률은 다른 업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1~4%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데다 IT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단순비교만으로 실적을 비교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SI업계는 수익 위주의 경영으로 저가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업체마다 전문 분야를 발굴,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김진영기자 kj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