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론, 경쟁社 다이너지와 합병

80억달러 규모 합의…회생 발판 마련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 온 미국의 천연가스ㆍ전력 회사 엔론이 10일 경쟁사인 다이너지와 8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결의함에 따라 회생의 길이 열렸다. 엔론은 최근 앤드류 패스토우 전 최고재무 책임자(CFO)가 내부거래로 주주들에게 12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사실과 관련,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연초대비 주가가 89%나 폭락하는 등 경영 위기를 맞았다. 엔론 1주당 자사주 0.2685주의 비율로 엔론을 인수한 다이너지는 우선 엔론에 15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수혈할 계획이다. 또 이번 합병발표가 전해진 후 다이너지의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는 셰브론 텍사코가 엔론에 2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혀 엔론은 상당한 현금을 확보하면서 숨통이 틔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천연가스 및 발전 공급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엔론이 도산, 관련 시장이 마비될 것이라는 최근의 우려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게 됐다. 엔론은 지난 6월말 현재 94억 달러의 장기 부채를 지고 있다. 특히 이날 무디스는 엔론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 엔론 합병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Baa3는 정크본드 바로 한단계 위 등급이다. 반면 다이너지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미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다이너지의 회장겸 최고경영자(CEO)인 척 와트슨은 이날 양사의 합병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엔론과의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라며 "이로써 미국의 에너지 도매 시장에서 전략적인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이너지는 그동안 엔론에 20억 달러의 현금을 투자하는 등 합병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엔론과 다이너지의 지난해 연 매출액은 각각 1,000억달러와 290억달러다. 한편 합병 발표가 전해지자 이날 두 회사의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다이너지 주가는 2.26달러 올랐으며 엔론 주가도 22센트 오른 8.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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